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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거사법(扶正祛邪法)과 건강기능식품

밀교신문   
입력 : 20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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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고전 중 황제내경을 보면, 정기소주 사기불래(正氣所住 邪氣不來)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의미는, 몸 안의 정기가 잘 갖춰져 있으면 사기가 들어와도 견뎌낸다는 것입니다. 정기는 면역력으로 사기는 바이러스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부정거사법은 정기를 도와 사기를 내쫓는다는 것인데 한의 치료 기본 철학을 담고 있는 법입니다.

 

임상에서, 오래된 감기에 양방 병원 혹은 의원에서 2주 이상 양약을 복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감기 증상이 어느 정도는 해소되었으나 완벽하게 해소되지는 않아 한약을 복용하기 위해 한의원을 찾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감기에 걸리게 되면 처음에는 한의원이 아닌 양방 병원 혹은 의원을 찾게 됩니다.

 

보통 양약을 먹고 대체로 증상이 경감되거나 사라지는 편입니다.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다 나았다고 생각하여 과로하거나, 몸을 혹사하게 되면 증상이 다시 발현하기도 하고, 잘 낫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런 경우에 한약 치료를 하게 되면 부정거사법(扶正祛邪法)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효과가 좋은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같은 바이러스라고 하더라도, 면역력이 있는 사람은 병에 걸릴 확률이 낮고,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이 한의학적으로는 정기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정기를 도와주는 대표적인 방법은 증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입니다. 한의원에 방문하여 증상을 판별하여 도움받으시면 될 것입니다.

 

최근, 건강기능식품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의사의 진찰 없이 아무나 살 수 있고 약성은 무난하게 약하게 나옵니다. 쉽게 말해서 말 그대로 약이 아닌 식품입니다. 증에 맞게 복용하면 어느 정도는 몸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효능을 과장하는 광고가 많은 편이라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의원을 하다 보면, 특히 건강염려가 심한 어르신들의 경우, 업자들에게 속아 이 약만 먹으면 무조건 낫는다고 하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건강식품을 거금을 주고 사서 그 업자들은 이미 가버렸다고 하면서 한의원에 와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메뚜기떼처럼 이동하는 업자들에게는 건강 관련 제품을 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방송에 출연하는 의사나 한의사들이 건강기능식품을 선전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방송에 출연한다고 하여 명의는 아닙니다. 반대로 업계에서 인정하는 의사 혹은 한의사는 따로 있습니다. 오히려 방송 출연비나 투자금을 뽑기 위해 건강기능식품 효능을 과장하여 말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여종섭/호구포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