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에 인욕이 필요한 이유는?

밀교신문   
입력 : 20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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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랜드에서 야간 퍼레이드를 할 때 동물이나 만화 주인공 캐릭터 인형들은 하나같이 웃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 안에 얼굴을 감춘 알바생의 표정도 과연 그렇게 웃고 있을까요? 아니겠지요? 특히 폭염이 극심한 한여름에는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턱턱 막히는 데다 피부까지 상하게 되니, 정말이지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닌상황이 연출될 게 뻔합니다.

 

오래전 일본의 중년 여성 한 분이 디즈니랜드에서 인형 탈을 쓰고 장기간 일한 탓에 어깨에 극심한 통증이 생겼는데, 이것이 과다업무로 인정되면서 산재 판정이 났습니다. 인형 탈의 무게가 무려 10kg가 넘는다고 해요. 쌀 한 가마니를 얼굴에 달고 하루에도 몇 시간씩 일을 하는 셈인 겁니다.

 

우리네 인생은 참아야 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고해(苦海)’ 즉 고통의 바다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인생의 힘든 상황을 잘 넘기려면 일단은 스스로의 내성을 잘 길러야겠지요. 맛있는 김치가 만들어지려면 배추가 다섯 번이나 죽어야 한다고 하잖아요? 땅에서 뽑힐 때 한 번 죽고, 배추통이 갈라지면서 또 죽고, 소금에 절여질 때 다시 죽고, 매운 고추와 짠 젓갈에 범벅돼서 또다시 죽고, 마지막으로 장독에 담겨 땅에 묻히면서 죽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김치 맛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인생도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는 삶 속에서 김치처럼 풍부하고 맛있는, 뭔가 숙성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하고 솟구치는 성질을 죽여야 하고, 자기만의 외고집을 죽여야 하고, 남에 대한 삐딱한 편견과 고정관념도 죽여야 합니다. 또 자기만의 욕심을 챙기기 위해 남을 배려하지 않는 그 이기심도 죽여야겠지요.

 

그래서 나 혼자가 아니라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 윈윈(win-win)하며 살아가야만 밝은 유대관계와 인연 맺음이 지속되고 행복한 삶이 성취되리라 생각합니다. 맛있는 김치가 서서히 숙성되어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하고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듯이 우리의 삶도 조금씩 숙성시켜서 풍부한 삶의 맛으로 우러날 수 있도록 하여 서로 배려하고 소통하는 즐거운 삶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삶에 인욕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참된 인욕행은 인생 행복의 근본이 된다. 참고 견디는 길이 자기 영혼을 보존하는 길이다. 농사짓는 농부가 여름에 밭에 나가지 아니하고 집에서 낮잠을 자면 가을에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없다. 이와 같이 마음농사 짓는 것도 게으르면 안 된다.” (실행론 4-4-3 ())

 

길상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