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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삶

밀교신문   
입력 : 20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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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배가 드나드는 바닷가 항구에는 등대가 있다.

 

배들은 온 세상을 제멋대로 다닌다. 그 배를 등대가 일일이 쫓아다니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그대로 불빛을 비추고 있으면 세상을 다니던 배들이 빛을 보고 다시 돌아온다...

 

오징어 게임에 관한 기사가 한동안 나올 때, 일남 역의 오영수 배우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77세의 배우는 내공을 승리자를 아름다움을 얘기했다. 오징어 게임처럼 승리를 좇아가는 우리의 인생에서 내공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는 이가 인생의 승리자라고 했다. 우리말에서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면서 우리가 아름다운 사람이기를 이 사회가 아름다운 사회이기를 우리가 아름다운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했다. 연륜이 느껴지는 차분한 목소리의 인터뷰는 잔잔한 울림을 주었다.

 

만만치 않은 인생사에서 나를 바르게 끌고 갈 수 있는 마음의 힘이 내공이다. 수행이 된 사람에게 내공의 힘이 있다.

 

바른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내공이고, 내 뜻에 맞지 않더라도 웬만하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내공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조금 해 보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이내 그 길을 접는다,

 

해도 해도 좋은 결과를 주지 않아도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힘인 것 같다. 스포츠계에 두 어 브래드버리(Do a Bradbury)’라는 용어가 있다. ‘뜻밖의 결과로 횡재를 한다는 의미이다. 브래드버리는 올림픽 행운아의 대표적인 인물로 2002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000m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다. 하지만 그의 선수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1994년 동계올림픽 1,000m 예선탈락. 과다출혈. 1998년 나가노올림픽 전 종목 예선탈락. 2000년 심각한 목뼈부상 등을 겪었다. 선수로서 나이도 많고 부상 이후 실력도 상당히 나빠졌다. 대망의 2002년 솔트레이트시티 동계올림픽, 노장의 브래드버리는 욕심을 버리고 자신이 만족할 경기를 하기로 했다. 예선탈락의 위기에서 한 선수가 실격하는 바람에 예선을 통과 할 수 있었고 준결승에서는 쟁쟁한 선수 3명이 넘어지고 1명이 실격을 하면서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5명이 출전한 결승전에서 4등과도 한참이나 떨어져 5등으로 달리고 있었다. 등수 싸움을 포기하고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런데 마지막 바퀴에서 앞선 4명의 선수 모두가 엉키어 넘어지는 바람에 생각지도 못했던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이 금메달은 제가 잘해서 딴 것이 아니고, 지난 10년간 최선을 다한 저에게 주어진 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행운을 얘기할 때 브래드버리를 얘기하지만 나는 열심히 한 그가 행운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뜻에 다 맞지 않더라도 웬만하면 받아들이는 것이 내공이다.

 

종무원 시절 일성화 종사님께서 탑주심인당 주교로 계시던 어느 날, 종무원 보살님들을 다 부르셨다. 치마를 사 오셔서 나눠 주셨다. 양반집 마나님의 치마가 돈이 많아서 12폭으로 해 입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이며 객이며 일가 친척 등 많은 사람을 넓은 치마처럼 큰마음으로 품으라는 뜻으로 폭넓은 치마를 해 입었다고 하셨다. 내 일일 때는 상대가 미운데, 3자의 입장에서 보면 잘못한 상대인데도 그 상대를 미워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가 않다. 상대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모습은 오히려 아름답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상대는 잘못하며 죄를 짓는데, 잘못한 상대를 미워하면서 나도 같이 죄짓는 것을 모른다.

 

치마폭 같은 넓은 마음으로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꽃길만을 가는 것이 아름다움은 아닌 것 같다. 인생이 꽃길만 일 수는 없지 않은가. 진흙 길 먼지 나는 길에서 포기하거나 휘둘리며 사는 것이 아니라 내공으로 삶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삶을 만든다.

 

법신생 전수/의밀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