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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성지순례를 통해 변화된 나를 보며

밀교신문   
입력 : 202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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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울릉도를 간다는 설렘으로 잠을 자는둥 마는둥 하며 학교에 도착해 함께 할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의 울릉도 성지순례는 첫 단추를 끼우게 되었다. 총장님, 전법원장님을 비롯해 교수님과 직원선생님들, 간호학과 불교동아리 학생들, 그리고 소중한 우리 총학식구들, 이렇게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구성원들과 여행이라 설렘도 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긴장감도 있었다. 울릉도로 향하는 배안에서도 다양한 생각들로 머리는 복잡했고,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잘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염려와 긴장으로 인한 약간의 두통으로 고생도 했었다. 그러나 생각 그 이상으로 아름답게 펼쳐진 울릉도의 풍경은 나의 이러한 모든 기우들을 한 순간에 떨쳐버릴 수 있도록 해 주었고, 우리가 준비한 독도플래시몹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성취감도 컸다.
 
무엇보다도 이번 울릉도 방문이 우리 진각종의 시초부터 돌아보는 성지순례라는 것에서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진각종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푸르른 울릉도 앞바다가 펼쳐진 금강원에서 불사를 드리고, 회당대종사님과 관련된 여러 사진을 보면서 진각종의 연원과 관련된 내용을 좀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었다. 울릉도 출발 전부터 우리 위덕대학교에 거금을 발전기금으로 내주신 일석정사님을 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현장에서 직접 뵙고 인사를 드릴 수 있어 큰 빚을 갚은 느낌으로 마음이 가볍고 좋았다. 정성스레 준비한 희사금을 넣으면서 단지 돈을 넣는 느낌이 아니라 내 많은 마음이 온전히 불전에 바쳐지는 느낌으로 마음 한구석에서부터 내가 진짜 진각종의 한식구가 된 것 같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금강원에서 들은 회당대종사님의 얘기는 인류애와 정의라는 두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온 나에게 큰 자극제가 되었다. 바다 건너 육지에서 언젠가 큰 뜻을 펼치리라 다짐했다는 말을 들으며, 이 좁은 울릉도에 있으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세계를 향해 꿈을 품고 정진, 또 정진해 마침내 한국 불교의 여러 종단 가운데 세 번째로 큰 종단을 만드시고, 세상을 향해 진리를 전하고자 한 회당대종사님의 그 열정과 도전정신은 나를 한층 더 크게 하는 자양분이 된 것 같았다. 이 외도 나머지 두군데 심인당을 방문해 불사를 드리고 정사, 전수님을 만나 인사를 나누면서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스승님들을 좀 더 가깝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3일째 되는 날 독도를 방문하여 준비한 플래시몹을 통해 우리 위덕대학교를 널리 알리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은 이번 성지방문의 또 다른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 속에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또다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게 독도가 대한민국의 땅임을 알리는 이번 행사는 단지 우리 위덕대학교만의 자랑이 아니라 우리 위덕대학교 학생들의 청년정신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어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된 것 같아 마음이 묵직한 감동과 기쁨으로 가득했다.
 
“잘 했다”라고 박수 쳐주시며 격려해주는 방문객들을 통해 우리 모두가 정말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함께 했다는 자부심과 희열이 가득했다. 비록 자질이 의심되는 몇몇 구성원들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들 또한 부처님의 자비로 품어야 하는 중생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이번 여행의 의미가 좀 더 달라지게 되었다.
 
이번 성지순례는 단지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을 가본다는 것이 아니라, 내 존재의 본류를 찾아 떠나는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위덕대학교가 진각종이 세운 종립대학임에도 그동안 너무나 속세의 기준에 맞추다 보니 우리 대학의 뿌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잠시 머물다 가버리는 곳이 된 것 같아 너무 안타까웠다. 기회가 된다면 이런 프로그램을 좀 더 확대해 많은 학생들이 우리의 뿌리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이다영/위덕대 총학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