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분별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밀교신문   
입력 :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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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가 영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의 얘기입니다. 자신에게 고개를 절대 숙이지 않는 이 식민지 출신 젊은 학생을 아니꼽게 여기던 피터스라는 교수가 있었어요. 하루는 간디가 대학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피터스 교수 옆으로 다가가 앉았습니다. 피터스 교수는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어요.

 

이보게,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인데, 돼지와 새가 함께 앉아서 식사하는 경우는 없다네.”

 

그러자 간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그렇군요. 걱정 마세요, 교수님. 제가 다른 곳으로 날아갈게요~”

 

복수심에 불탄 교수는 다음번 시험에서 간디에게 골탕을 먹이려 했지만, 그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습니다. 교수는 분을 삭이며 간디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어요.

 

길을 걷고 있다가 두 개의 자루를 발견했다. 한 자루에는 돈이 가득 들어 있고, 다른 자루에는 지혜가 가득 들어 있다. 둘 중 하나만 차지할 수 있다면, 어떤 쪽을 택하겠는가?”

 

그야 당연히 돈 자루죠.”

 

쯧쯧쯧, 나라면 지혜를 택했을 거네.”

 

, 각자 자신이 부족한 것을 택하는 것 아니겠어요~?”

 

히스테리 상태에 빠진 교수는 간디의 답안지에 신경질적으로 멍청이(idiot)’라고 적은 후 그에게 돌려줍니다. 채점지를 받은 간디가 교수에게 말했지요.

 

교수님, 제 시험지에 점수는 안 적혀있고 교수님 싸인만 있는데요?”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경우가 있다면 바로 이런 거겠지요. 뛰어나지 못한 사람을 좋아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사람을 좋아하는 건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해요. 현대인의 스트레스는 만성피로에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시기나 질투 같은 마음의 독소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상대방이 나보다 잘 풀리기를 바라는 수희심이 내 안에 없으니 마음이 지치고 늘 피곤할 수밖에요. 이러한 시기와 질투의 근본 뿌리는 열등감입니다. 여기에는 나와 상대를 끊임없이 비교하여 그 안에서 행, 불행을 규정하는 뿌리 깊은 오류와 함정이 숨어 있어요.

 

나보다 못하다고 멸시할 것도 없고, 나보다 잘났다고 위축될 필요도 없습니다. , , , , , 식의 육대가 인연에 따라 만나서 찰나에 머물다 흩어지는 게 우리 몸의 실상 아니겠어요? 그런데도 우리는 늘 를 구별하고 우리너희를 구별하며 경쟁의식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잖아요. 인간의 보편적 오류가 뭔지 아세요? 내가 침묵하면 생각이 깊은 거고, 남이 침묵하면 생각이 없는 거랍니다. 내가 늦으면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거고, 남이 늦으면 게으른 거래요. 내가 화를 내면 이유가 있는 거고, 남이 화를 내면 고집불통인 거지요. 내가 이성과 사귀면 로맨스고, 남이 이성과 사귀면 스캔들이라는 겁니다. 흔히 말하는 내로남불식 사고가 바로 이런 거지요.

 

우리 주변에 흔히 인정받고 따르는 사람이 많은 이들은 하나같이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다른 사람들이 순조롭게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산다는 거예요. 중생은 온갖 원한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보살은 안 그렇지요? 보살이 아무런 원한 관계가 없는 것은 사람을 속이려는 사심이 없고, 다른 이에 대해 질투하는 일이 없으며, 상대가 잘 되는 것을 함께 기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보디사트바, 깨달은 자라고 부르는 거예요.


차별과 분별의 굴레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온을 되찾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환희한 마음으로 행하면 하나 심어 열이 된다. 이것이 수희심(隨喜心)의 공덕이다. 따뜻한 마음이 모이면 찬 마음이 떠난다. 보이지 않는 곳에 뿌린 선행의 종자가 축적되어 운명이 개선된다.”(실행론 3-3-7)

 

길상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