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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자 네 가지만 관리해도 -맘 관리, 몸 관리, 말 관리, 물(재물) 관리를 잘하자!-

밀교신문   
입력 : 20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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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자기 몸을 가장 잘 관리한 사람을 꼽으라면, 그 첫 번째는 구소련의 수학자이자 곤충분류학자인 알렉산드로비치 류비셰프일 것입니다. 그는 왕성한 연구 활동으로 무려 12천 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70권의 저서를 남겼습니다. 1972,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의 좌우명이 살아있는 동안 남에게 폐 끼치지 않을 만큼 몸을 잘 관리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생전 그는 매우 건강했습니다. 그의 몸 관리 비법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매일 아침 맨손체조를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 그리고 절대로 과로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시간을 무척 소중하게 여기어 단 11초도 허투루 쓰지 않았습니다.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마음이 나온다고 합니다. 몸을 잘 관리하지 않고서는 바른 마음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몸 건강이 마음 건강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중국에서 진()나라가 망한 후 두 사람이 패권을 놓고 다투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초나라 귀족 출신으로 건장한 체격을 가진 무사 항우(項羽)였고, 다른 한 사람은 백수건달 출신의 유방(劉邦)이었습니다. 역발산기개세의 항우가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결국 유방이 항우를 누르고 패권을 잡았습니다. 항우가 유방에게 패한 원인은 딱 한 가지였습니다. 자기 힘만 믿고 교만하여 적이 많았던 까닭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몸 관리는 잘했을망정 마음 관리를 잘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에 비해 유방은 누구에게나 늘 겸손한 자세를 보임으로써 주변 세력으로부터 신임을 얻었고, 결국 그 힘으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유방은 마음 관리의 명수였습니다.

 

중국 동진(東晋)시대에 사마요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사마요가 가장 총애하던 궁녀는 장귀비(張貴妃)였습니다. 늘 신하들의 간섭에 시달리던 사마요는 장귀비에게서 위로를 얻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어느 날, 사마요는 장귀비를 비롯한 여러 궁녀와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장귀비가 이미 술에 취해 더 마실 수 없었는데도 사마요가 자꾸 술을 권했습니다. 장귀비가 끝내 술잔을 거부하자 화가 난 사마요는 장귀비를 향해 이렇게 내뱉었습니다. “이미 한물간 너를 진작 내쳤어야 했는데.” 그날 저녁이었습니다. 장귀비는 술에 취해 잠들어 있는 사마요의 방에 들어왔습니다. 환관들을 밖으로 내보낸 후 그녀는 사마요를 살해하고 말았습니다. 사마요는 말 관리를 잘못한 탓에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만 것입니다.

 

철강왕 카네기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여러 직업을 전전한 끝에 철도회사를 설립합니다. 그 후 그는 철도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갖은 비리를 저지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의 과()보다 공()을 받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재물)을 잘 관리했기 때문입니다. 카네기의 인생을 둘로 나눈다면, 그 전반기는 악착같이 부()를 축적하는 시기였고, 후반기는 부를 나누는 시기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번 돈을 사회 환원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사회 환원을 부자들의 신성한 의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카네기는 물()관리를 잘함으로써, 무지막지한 돈의 노예라는 타이틀을 벗고 가장 본받을 만한 기업인으로 변신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모든 사람이 몸 관리, 마음 관리, 말 관리, (재물)관리 즉 자 네 가지만 잘 관리해도 세상이 이렇게 어지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자 네 가지 관리는 특히 지도자에게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태평양 너머에 있는 나라가 어지러운 까닭은 그 나라 지도자가 네 가지 중 단 하나도 관리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해탄 건너에 있는 이웃나라 지도자 또한 그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종교지도자가 그러하여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지도자가 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자신은 물론 조직의 구성원들까지 위험해집니다. 개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 소우주라는 나의 주인이요 나의 지도자들입니다. 나를 위해서라도 자로 시작되는 몸, 마음, , 물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자 네 가지만 잘 관리해도 본인은 물론 세상까지 편해집니다. 어떻게 관리해야 하냐고요? 다행스럽게도 회당 대종사님께서는 이미 자 네 가지를 관리하는 법을 남겨두셨습니다. , 마음, 말은 회향참회문에서 항상 삼밀을 행하여 뜻으로 악한 마음과 입으로 악한 말과 몸으로 악한 행동은 결정코 끊어 없애겠습니다라고 늘 참회하고 항상 삼밀행으로 관리하게 하셨으며, 물질시대에는 물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하시며 옳게 쓰면 고통으로 나가는 것이 없다는 법문을 통해서 물을 잘 쓰는 사람이 물질시대 주인이 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우리 진언행자들은 그 법을 따라 실천하기만 하면 됩니다.

 

다음은 <명심보감> ‘정기편(正己篇)’에서 뽑아 쓴 글입니다.

계구막담타단(戒口莫談他短).

계심막자탐진(戒心莫自貪嗔), 계신막수악반(戒身莫隨惡伴).

손인종자실(損人終自失), 의세화상수(依勢禍相隨).

위불절이망가(爲不節而亡家), 인불렴이실위(因不廉而失位).

 

말조심하여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

마음을 조심하여 스스로를 탐내거나 성내지 말고, 몸을 조심하여 나쁜 사람을 따르지 말라.

남을 해하면 마침내 자기에게 돌아오고, 세력에 의지하면 도리어 재앙이 따른다.

절약하지 않으면 집을 망치고, 청렴하지 않으면 지위를 잃는다.

 

덕일 정사/무애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