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사 경판, 65년 만에 제자리 찾다

밀교신문   
입력 : 201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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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직후 미군에 의해 국외로 반출

제반문의 마지막 장일반인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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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직후 미군에 의해 국외로 반출되었던 신흥사 소장 경판 제반문(諸般文·87~88장 양면 판각 목판) 1()65년 만에 다시 고국 땅을 밟았다.

 

조계종 신흥사(주지 우송 스님)는 지난 318일 미국 시애틀에 능인사 주지 지상 스님 등을 보내, 6.25전쟁 직후 경판을 반출한 당시 미 해병대 중위 리차드 B. 락웰(92·이하 락웰) 씨로부터 경판을 직접 돌려받았다.

 

미 해병대 중위 락웰 씨는 195410월 속초에 주둔하던 부대원들과 수색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중 신흥사에 들렀다. 이때 락웰 씨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신흥사 경내를 살펴보다가 파괴된 전각 주변에서 경판 1점을 수습한 뒤, 같은 해 11월 이를 가지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20181월 락웰 씨는 속초시 옛 사진자료(35컬러슬라이드필름) 279점을 속초시립박물관에 기증 의사를 밝히던 과정에서 경판의 소장 사실도 알렸으며 신흥사에 조건 없이 경판을 돌려줬다.

 

이번에 돌아온 신흥사 소장 경판 1점은 사찰에서 수행했던 일상의 천도의식과 상용의례를 기록한 제반문(諸般文)’ 경판이다.

 

제반문경판은 전체 88장으로 구성된 총 수량 44점 내외로 추정되나, 6.25전쟁을 전후로 대다수가 산실되어 현재 신흥사에는 14점만 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중 이번에 반환된 경판은 제반문의 마지막 장에 해당하는 88장이 87장과 함께 목판의 양면에 새겨진 형태며, 경판의 상태는 매우 양호하다.

 

한편, 돌아온 경판은 326일부터 신흥사 유물전시관 1층에 전시되어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신흥사 경판.jpg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