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희사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밀교신문   
입력 : 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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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골동품 장사가 시골의 어느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어요. 문간에서 개가 밥을 먹고 있는데, 그 밥그릇이 아주 귀한 골동품이던 겁니다. 골동품 장사는 그것을 사기로 마음먹었어요. 밥그릇을 사자고 하면 팔지 않을 것 같아, 일단 개를 사자고 주인에게 흥정을 했지요. 별 볼 일 없는 개를 십만 원을 주겠다고 하니, 주인이 기꺼이 그러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개를 샀어요. 이제 밥그릇만 손에 넣으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주인장, 그 개 밥그릇까지 끼워서 삽시다.”

그러자 주인이 이렇게 얘기했어요.

안 됩니다! 그 밥그릇 하나 때문에 지금까지 개를 백 마리도 더 팔았는걸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하지요? 잔꾀를 내어 이익을 보려다가 오히려 한 수 위의 장사치에게 속아버린 겁니다. 만약에 이 상황을 종조님께서 보셨다면 분명히 이렇게 말씀하셨을 거예요.

속이는 사람을 원망하지 말고 속는 그 마음을 살펴보라. 자기 마음에 욕심이 있기 때문에 탐심으로 인해서 속는다. 속아서 죄짓고 원망하여 죄를 더해간다.” (실행론 4-1-13 ())

 

속이는 인연도 나쁘지만 속는 인연도 참회해봐야 한다는 거예요. 모든 이들이 서로의 속마음을 내보이며 진실하게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중생은 속고 속이는 업을 되풀이함으로써 늘 피해의식과 자기방어본능 때문에라도 서로를 믿고 살지 못하는 과보를 떠안고 있어요. 이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는 탐심으로 인한 고통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변기통에서 신나게 낚시를 하고 있었어요. 의사가 와서 말했습니다.

의사 : “고기 잘 잡혀요?"

환자 : “당신 제정신이야? 변기통에 무슨 물고기가 있어?”

그러자 의사는 드디어 환자가 정신을 되찾았구나하고 기뻐했습니다. 환자는 의사가 가는 걸 보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렇게 말했답니다.

. 하마터면 좋은 낚시터를 빼앗길 뻔했네.”

 

중생의 모습이 마치 이 환자와 같습니다. 어리석게도 늘 작은 이익에 탐착하면서 아무런 유익함도 없는 곳에 다리를 틀고 앉아서는 남에게 그 자리를 빼앗길까 봐 전전긍긍하는 거예요. ‘소인은 이양에 무너진다고 했듯이, 얄팍한 재주와 계산으로 탐욕에 집착하다가 결국에는 어리석은 업연에 휘말려 무너지고 마는 겁니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욕심을 대체로 다섯 가지로 정리해서 얘기합니다. 소위 오욕(五慾)이라고 하지요. 더 먹고 싶은 욕심(食欲), 더 가지고 싶은 욕심(物欲), 더 자고 싶은 욕심(睡眠慾), 더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名譽慾), 그리고 이성에 대한 끝없는 욕심(色欲). 이 모든 것이 만족과 은혜, 감사함을 저버리는 탐심에 해당합니다.

탐심과 진심, 치심의 삼독심은 마음의 평온을 해치고 영혼까지도 조금씩 갉아먹습니다. 큰 저수지 둑의 작은 구멍을 막지 못해 점점 커지면 저수지 전체가 무너질 수 있듯이, 마음에 들어온 작은 탐심을 물리치지 못하면 결국에는 인생을 망치게 되는 거예요.

 

진언행자가 희사법을 실천하는 근본 뜻이 무엇인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간탐심을 없애려 하기보다 희사행을 실천하게 되면 자연히 간탐심이 없어진다. 이것이 곧 지혜 있는 사람의 방편이다. 탐진치로 사는 것은 무명한 어둠의 삶이고 지비용으로 사는 것은 진리의 밝은 삶이다.” (실행론 4-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