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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교도우의회(WFB)에서의 진각종의 역할

밀교신문   
입력 : 2018-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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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교도우의회(World Fellowship of Buddhists)1950525일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아시아, 유럽, 미주 등 27개국의 200여 명의 선지식을 중심으로 상좌부, 대승, 밀교종단 및 재가불교단체를 망라하여 불법흥왕이라는 공동의 관심사를 위해 창설된 세계불교도 최대의 연대기구입니다. 그동안 2년마다 세계 각국을 순회하며 이번 제29차 일본총회에 이르기까지 불교도의 연대와 단결을 통해 불교적 평화운동을 주도해 왔습니다.

 

현재 WFB는 세계 60개 국가에 200여 지역본부와 산하단체인 WFBY(세계청년불교도우의회) 산하에 50여 지부가 있으며, 세계불교의 주요단체가 회원단체로 거의 망라되어 가입된 명실상부한 세계불교기구로 성장했습니다.

 

WFB가 총회 때마다 세계를 향해서 내는 목소리는 두말할 것도 없이 평화를 위해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용서와 관용, 자비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총회가 끝날 때마다 채택하는 결의문은 분쟁의 원인으로서 인간의 탐욕과 분노와 무지를 지적하고 이의 해결은 상호이해와 자비가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를 위해 세계의 불교도는 더욱 강력한 목소리를 내야 하며 실천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교의 가르침이 중생의 실존적 고통을 극복하고 완전한 행복인 열반의 성취에 있다고 할 때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주장입니다. WFB는 총회의 제1의 과제로 세계평화를 주창하고 대안을 모색했으며 유엔과 유네스코 등 전 세계에 WFB 이름으로 평화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그 결과 불교의 연기적 세계관과 평등사상이 세계평화를 이루는데 큰 사상적 밑받침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실제로 서구의 지성들이 불교의 자비사상에서 평화의 원리를 구하는 일은 이제 상식이 되었으며 앞으로도 이런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WFB가 이룩한 또 하나의 성과는 불교도 상호 간의 화합과 단결입니다. 세계불교연합의 네트워크 강화와 연대활동은 지난 1950년 창설 이래 부단하게 지속되어 왔습니다. WFB는 창설 이래 우선 이질화되고 변형된 불교의 전통을 한자리에 모아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왔습니다. 그 결과 WFB는 그동안 두 가지 큰 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하나는 불교 내적인 단결과 상호이해에 의한 화합이요, 다른 하나는 세계평화에 대한 목소리입니다. 창립대회에서부터 이번 2018년 제29차 일본대회에 이르기까지 WFB는 세계불교도들의 화해와 협력의 마당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 노력에 힘입어 이제는 상좌부, 대승 그리고 밀교전통 사이의 간극을 좁혀 가고 있습니다. WFB는 이런 각 불교의 전통을 이해와 화합으로써 하나가 되도록 묶는데 그 역할과 기능을 해 왔고, 앞으로도 이런 임무는 더욱 배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임무와 관련해 WFB가 우리 대한불교진각종의 기대하는 바는 무척 큽니다.

 

진각성존 회당대종사께서는 1958WFB 태국 방콕총회에 한국불교종단의 구법자로 동참하셨고, 이는 한 국가의 고통과 현안에서 해탈을 서원하였던 진각종이 인류와 함께 고통으로부터의 해탈과 자주성을 갖춘 세계평화를 서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 진각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라는 주제로 진행한 지난번 제28차 서울총회를 통해 현시대에 적절한 교화이념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교화방편을 공론화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러한 우리의 시대정신은 생활중각(生活中覺)하는 실천불교로 구현해 가고 있습니다. 일상생활 따로, 불공드리는 것 따로가 아니라 일상생활 그대로가 불사가 되어, 불교의 진리가 그대로 생활 속에 배어들도록 실천해 온 것입니다. 이것은, 원래 불교 교리자체가 자기반성과 자기비판으로 올바른 길을 걸어가려는 실제적인 가르침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며 진각종뿐만 아니라 모든 불자가 지향, 발전시켜야 할 본분사입니다.

 

이를 밀교적으로 정리하면, 불교의 생활화는 현세정화이고 생활의 불교화는 즉신성불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수행가치를 WFB 활동을 통해 지구촌 차원에서 공론화하고 공유했을 때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밀엄정토를 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각 정사/WFB 집행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