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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79

밀교신문   
입력 : 2018-08-13  | 수정 : 201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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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려(靜慮)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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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어느 노스님이 제자와 산행길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제자가 힘이 들었던지 자꾸만 스님 뒤로 처지는 것이었어요. 보다 못한 스님은 제자를 달래기도 하고 나무라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스님, 이제 더 이상은 못 가겠습니다. 조금 쉬었다가 가시지요!”
산중의 어느 마을에 이르자 제자는 아예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일어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그때, 아리따운 산골 처녀가 물동이에 물을 가득 이고서 저 쪽에서 오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어요. 제자도 목이 마르던 참이었지요. 처녀가 다가오자 스님은 물 한 그릇을 청했습니다. 그러자 처녀는 다소곳이 물 항아리를 내려놓은 다음 물을 뜨려고 고개를 숙였어요. 바로 그때였습니다. 스님이 갑자기 처녀에게 달려들어 기습적으로 끌어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지요.
“아악!”
노스님의 난데없는 포옹에 놀란 것은 오히려 제자 쪽이었습니다. 물 항아리는 이미 산산조각이 나 있었어요. 순식간에 여기저기서 마을 사람들이 몰려나와 이 광경을 보더니 큰소리로 외치며 두 사람을 뒤쫓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만약 잡힌다면 두 사람 다 끝장날 판이었지요. 스님과 제자는 산 속으로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 그런 초인적인 힘이 났는지, 두 사람은 빠르게 가파른 산비탈을 뛰어 넘었어요.
얼마나 달렸을까, 마침내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스님은 숨을 몰아쉬며 제자에게 넌지시 물었습니다.
“이 보게, 힘들지 않나?”
스승의 물음에 제자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고, 스님. 힘든 게 다 무엇입니까?”
그때 스님이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어요.
“그것 봐라, 이놈아! 내 너에게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말하지 않았더냐? 네놈 꼴이 얼마나 우스웠는지 아느냐? 아까는 힘들다고 엄살을 떨더니, 도망칠 땐 네 스승을 앞질러 달리지 않았더냐? 이제 보니 네 놈이 스승 팽개치고 달아날 놈이로구나, 허허허!”
“......!”
잠시 멍청히 서 있던 제자는 곧 깨닫고 나서 스승을 향해 큰절을 올렸습니다.
가슴 뛰는 삶을 살며 큰 꿈을 이루기 위해선 무엇보다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것은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버린다는 뜻이에요. 그러니 제대로 집중하기 위해선 버려야 합니다. 내려놓아야 해요. 한 가지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면 나머지는 모두 버려도 좋다는 마음가짐, 그것이 바로 집중력이요, 삼매이고, 선정이며 정려입니다. 레이저는 그 자체로는 몇 와트 안 되는 약한 에너지원이지만, 가늘게 집중시켜 지속적으로 쏘면 다이아몬드에 구멍을 내거나 암세포를 깨끗이 없앨 수도 있다고 합니다. 낙숫물이 결국 바위를 뚫게 되는 것도, 긴 세월에 걸쳐 폭포수가 집중적으로 같은 바위 위로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진각성존 회당대종사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바다의 조개가 항상 하늘의 명월(明月)이 되기를 동경하다가 문득 그 복장(腹藏)에 진주라는 구슬을 배듯이 이상과 원력의 표준을 크게 세워야 한다.” (『실행론』 2-8-6)
서원을 세웠으면 끝까지 놓지 않고 단 하나의 목표에만 집중하겠다는 원력과 끈기가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굳게 서원을 세웠던 일들이 나 자신의 나태와 노력의 부족으로 인해 도중에 좌절되거나 실패한 일이 없었는지 돌아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