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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712호)-통일보살이 되자

편집부   
입력 : 2018-06-01  | 수정 : 2018-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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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에는 각종 장애가 있다. 소나기가 내리는듯하다가 어느새 돌풍도 분다. 그랬다가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햇살이 비치기도 한다. 봄을 기다리는 춘심(春心)은 햇살 뒤에 또 어떤 악재가 숨어 있을까 조마조마해하기 일쑤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범부들의 마음은 시시각각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의 무게감도 실감하게 된다. 선현들이 남겨 놓은 말마다 그에 걸 맞는 깊은 의미가 깃들어 있음을 통감하기 십상이다.

한반도문제가 중심 화두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련의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것도 대지에 봄이 오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이치라고 본다. 자연의 섭리만을 좇는 것이 아니기에 그렇다. 이해를 둘러싼 대화 상대가 있고, 회담에 앞서 의견조율과정에서의 대립요소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이다. 세기의 대화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이 그 복잡한 속내는 치밀하게 계산되고 있을 것 역시 뻔한 일이다.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최대의 고통은 분열고입니다. (중략) 우리들은 판문점선언을 민족공동의 통일강령, 자주통일의 법등으로 높이 들고 그 실천행에 용맹정진 하겠습니다. 삼천리 방방곡곡 이르는 곳마다에서 평화와 통일의 법음이 높이 울리게 하겠습니다.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가 차 넘치게 하겠습니다.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통일보살이 되겠습니다.”

남북한의 불자들은 조국통일기원 남북불교도동시법회 공동발원문을 발표하며 판문점선언을 지지한다고 했다. 5월 22일 사찰별로 열린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바라는 절절한 마음이 녹아 있다. 남북합작 공동발원문이 발표된 것은 3년 만의 일이다. 불자들은 통일보살로 거듭나도록 가호를 내려달라고도 했다.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미래를 앞당기기 위한 애국애족의 실천행에 나선 남과 북의 사부대중에게 불은을 내려주십시오. 하루빨리 이 땅위에 현세 지상정토를 세우기 위한 우리들의 앞길에 자비광명을 주십시오. 뜻깊은 이 순간이 우리 모두가 어엿한 통일보살로 거듭나는 소중하고 귀중한 순간이 되도록 가호를 내려주십시오. 한마음 한뜻으로 올리는 우리들의 서원이 원만 성취되도록 우리의 앞길에 무량한 가피를 내려주십시오.”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하고 발표한 판문점선언 이후 남북고위급회담이 돌연 연기되는가하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따른 취재단 방북이 우여곡절을 겪다가 극적으로 성사되는 등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개되는 혼란양상이 더 이상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회담은 어쨌든 열려야 하고, 서로가 만족할만한 성공적인 회담이 돼야 한다. 그래서 한반도에 봄을 불러들여야 한다. 북미 당사국의 회담의지를 북돋우기 위한 염원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