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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75

편집부   
입력 : 2018-06-01  | 수정 : 2018-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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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잘 설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각자님이 언젠가 둘째 딸아이를 혼내다가 놀라운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아빠가 내 인생을 알아?!”
겨우 초등학교 5학년짜리 입에서 이런 충격적인 얘기가 나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거지요. 이 말 속에는 아빠하고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각자님은 그동안 내가 얼마나 아이에게 일방적인 말을 건네고 강요해 왔는가를 참회했다고 해요. 그뿐 아니라 이 사건을 계기로 부모가 말을 많이 하는 것이 대화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고민거리부터 학교생활, 자기들만의 얘깃거리를 귀담아듣는 게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각자님의 이러한 태도의 변화만으로도 대화의 질이 높아지고 아이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게 보이더라는 거예요.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설득할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 겁니다.

한 여학생이 방학 중에 ’베스킨라빈스’라는 유명한 동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하루는 조폭(?)같이 생긴 건장한 청년 고객이 찾아왔어요. 그녀는 무섭게 생긴 청년에게 떨면서 정중하게 말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고객님! 어떤 아이스크림 드릴까요?”
그러자 청년은 거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딸기로 주세요!”
“네, 여기 있습니다, 고객님.”
그러자 청년은 언짢은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더 퍼 주 세 요!”
순간 무서운 느낌을 받은 여학생은 당황하며 미소를 잃지 않고 조금 더 퍼주면서 말했어요.
“여기 있습니다, 고객님.”
그러자 청년 고객은 화를 내면서 말했습니다.
“더 퍼 달 라 니 까 요!”
여학생은 무서움에 떨며 더 퍼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네, 아주 많이 더 펐습니다. 고객님, 이제는….”
그러자 청년은 더 큰 소리로 화를 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봐, 아가씨, 내 말 못 알아들어?! 뚜껑 덮어달라니까!”

‘말하기’ 보다 어려운 것이 어쩌면 ‘듣기’일지도 모릅니다. 공자는 “말을 배우는 데는 2년, 경청하는 데는 60년이 걸린다.”라고 했어요. 그만큼 듣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사실을 호소한 겁니다. ‘들을 청(聽)’자의 올바른 의미를 아시나요? 우선 ‘귀 이(耳)’에 ‘임금 왕(王)’자가 있는 것은 임금의 귀로 듣는다는 걸 뜻합니다. 또한 ‘열 개(十)’의 ‘눈(目)’과 ‘하나(一)’의 ‘마음(心)’으로 듣는다는 걸 말해요. 여기서 열 개의 눈은 상대방에게 시선을 돌려 말하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라는 것이며, 하나의 마음은 건성으로 듣지 말고, 마음을 다하여 들으라는 것입니다. 입단속을 잘 하고 내가 먼저 귀를 여는 것,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상대를 설득할 수 있지 않을까요?

“본(本)으로써 말(末)을 바룬다는 것은 안에서 밖으로 바루는 것이니 마음을 고쳐 눈, 귀, 코, 혀, 몸을 바르게 하며 하나로써 열을 바르게 하는 것을 말한다.” (실행론 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