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유출 성보 청도 운문사 ‘칠성도’ 귀환

편집부   
입력 : 2018-04-17  | 수정 : 201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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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환수 공개식 개최

국외 유출 성보 청도 운문사의 ‘칠성도’가 조계종과 국외소재문화재단의 긴밀한 협조와 원 봉안처인 운문사의 노력으로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가게 됐다.

조계종(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4월 1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로비에서 ‘청도 운문사 칠성도 환수 공개식’을 진행했다.

이번에 환수된 운문사 ‘칠성도’는 지난 2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국외경매시장에 출품된 한국문화재 모니터링 중 발견, 조계종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조계종은 발견된 칠성도의 원 봉안처 및 출처를 확인했다. 불화의 화기(畵記)를 확인한 결과 청도 운문사에 봉안됐으며, 19세기 후반 경상도에서 활동한 대표적 수화승인 하은 위상(霞隱 偉相)의 작품임을 알게됐다. 국외 유츨 시기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한국사회 혼란기였던 1950~60년대로 추정된다.

이에 조계종 문화부(부장 종민 스님), 청도 운문사(주지 진광 스님), 문화재청(청장 김종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은 ‘칠성도’의 환수를 위해 매입을 결정했고, 그에 따른 세부 환수방안을 협의했다.
운문사는 3월 21일 오후 1시(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칠성도’를 낙찰 받았으며, 4월 11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향후 원래 자리인 운문사에 봉안될 예정이다.

공개식에 앞서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마음으로는 반출됐던 문화재가 모두 환수되고, 가져간 나라가 양심적으로 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칠성도가 회수 돼서 참 다행이고,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칠성도’는 북두칠성을 비롯해 하늘의 여러 별들을 형상화 한 칠성신을 그린 불화다. 칠성각에 봉안됐으며, 18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제작돼 조선후기 유행했다. ‘칠성도’의 형식은 치성광여래 삼존만을 모시거나, 권속을 모두 표현하는 등 다양한 형식이 있다. 본존과 권속을 모두 표현하는 경우 여러 폭에 나누어 그려지기도 한다.

이번에 환수된 ‘청도 운문사 칠성도’는 9폭에 나누어 그려진 칠성도 중 1점이다.

‘운문사 칠성도’는 세로가 다소 긴 화폭에 상하 2단 구도로 나눠 상단에 병품을 배경으로 결가부좌한 칠성여래를 배치하고, 하단에는 아랫 쪽에서 솟아오른 연꽃대 좌우로 권속을 배치한 구성이 돋보인다. 채색은 적ㆍ녹ㆍ청색이 주조색을 이루며 안정된 구도와 밝고 차분한 색조의 화면에서 가볍고 화사한 색감이 특징이다. 특히 5폭 병풍을 배경으로 천공에 베풀어진 주홍색 위의 구름문 구성은 위상 작품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이는 1868년의 운문사 관음전 ‘관음보살도’의 이중광배 주변에 표현된 구름문과 일치해 ‘운문사 칠성도’가 1868년 운문사 불화 중수 때 조성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1932년 3월 16일 고시된 조선총독부 관보의 운문사 성보대장에 동치(同治) 7년(1868) 조서된 7점의 칠성도가 등재돼 있다. 이는 이번에 환수된 ‘칠성도’와 동일한 것으로 보이며 ‘운문사 칠성도’의 조성연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