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68

편집부   
입력 : 2018-02-26  | 수정 :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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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승불교와 대승불교는 무슨 차이가 있나요?

어떤 남자가 ‘TV 진품명품’에 출연했습니다. 그는 자기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문서를 들고나와 가보(家寶)라면서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채 으쓱거리며 자랑했어요. 그렇게 당당한 모습으로 심사위원들의 감정 결과를 기다리던 남자는 결과가 나오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감정 결과는…… 다름 아닌 ‘노비 문서’였던 겁니다.

이처럼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가보도 그것이 노비 문서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터무니없이 그 가치가 하락하고 맙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서로를 귀하게 여기고 관심을 쏟아줄 때는 행복과 사랑이 샘솟지만, 반대로 상대를 노비 취급하면서 인연의 소중함을 잊게 된다면 어김없이 전에 없던 불행과 파탄이 찾아오는 겁니다.

한 남편이 퇴근해서 아내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답니다.
“여보, 나 오늘 부사장 됐어!”
그런데 이 말에 아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널린 게 부사장인데요, 뭘. 내가 가는 슈퍼마켓에는 쇼핑백 담당 부사장도 있어요.”
이 말에 성질도 나고 믿을 수도 없었던 남편이 정말인지 알아봐야겠다며 슈퍼마켓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쇼핑백 담당 부사장 좀 바꿔 주시겠어요?”
그랬더니 슈퍼마켓 종업원 왈,
“종이쇼핑백 담당 부사장 말입니까? 비닐쇼핑백 담당 부사장 말입니까?”

부사장이 되었다는 기쁨은 “쇼핑백 담당 부사장도 있다”는 아내의 무시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슈퍼마켓에서의 “종이쇼핑백 담당 부사장 말이냐, 비닐쇼핑백 담당 부사장 말이냐?”는 말에 산산조각이 나고 맙니다. 남편 입장에서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는 소식을 아내에게 알렸을 때 ‘아내가 얼마나 기뻐할까…!’하는 기대감으로 뿌듯해하며 꼬박 퇴근 시간만 기다렸을 텐데, 의외로 “널린 게 부사장”이라는 식의 무시하는 듯한 아내의 반응이 돌아왔을 때 남편은 얼마나 속이 상하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까요?

사람의 마음에는 신체의 위장에 해당하는 보이지 않는 밥그릇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이 비면 채워 달라는 신호를 보내거든요.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거나 외롭거나 불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이런 때인 거예요. 그런데 이럴 때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주지 않고 인정해주지 않으면 우리의 마음은 텅 비게 됩니다. 위가 비어 배가 고프면 뭐라도 먹어 빈속을 채우듯이 마음이 비어 있을 때도 무엇이든 먹어서 일단 허기를 면하고자 하는 거예요.

그런데 불자들은 이따금 평정심과 무관심을 혼동한 나머지, 상대에게 초연하고 무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바로 불교를 올바로 실천하는 거라는 식의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것은 자기 해탈에만 관심이 있는 작은 불교〔小乘〕의 폐단입니다. 오히려 늘 상대의 이름을 불러주고, 손을 잡아주고, 꾸준한 관심과 응원을 보내는 것이 바로 큰 불교〔大乘〕의 인(因) 지음인 거예요. “남이 고픈 것, 남이 추운 것, 남이 아픈 것에 무관심하면 태과가 된다.”(실행론 5-6-11)고 말씀하신 진각성존 회당 대종사의 깊은 뜻을 다시 한번 되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