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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와 사람들 13-도심속 야경 템플스테이

편집부   
입력 : 2017-11-27  | 수정 : 201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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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향기 가득한 작은 음악회

가을의 시작과 함께 조계사에서 음악이 있는 야경 템플스테이를 진행했다.

조계사 경내에는 국화축제 준비로 한창 분주하였고, 높은 가을하늘 아래 국화향기 가득한 음악회가 열렸다. 실제 관객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음악회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여 행사 중 템플스테이 참가자들과 일반 관객들 몇 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저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행사를 즐기고 있었고, 생생한 현장반응과 호응도를 잘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휴양림으로 떠나는 가을여행도 좋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큰아이가 역사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공부도 할 겸 가을엔 궁 나들이를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가을의 낭만을 느낄 수 있고 궁 안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을 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궁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조계사를 가로질러 걷다가 ‘야경이 있는 음악회’라는 현수막을 보게 되었습니다.”
“조계사는 365일 야경이 정말 아름다운 도량으로 유명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도량에서 템플스테이를 경험해 보게 되면 얼마나 평화로울까 상상하면서 고민할 것도 없이 템플스테이 참여자들과 함께 하는 음악회를 관람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공연 보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우리 가족 구성원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해 준 아주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조계사 템플스테이는 이처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연이고,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작은 음악축제이다.

계획을 하고 온 사람이나 지나가다 우연히 보게 된 사람이나 누구나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편안한 공연인 것이다. 방문객들 저마다 다양한 경로로 알게 되어 오고 또 지나가다 발길을 돌려 오기도 하였다.
편안하고 자유롭게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필자 또한 관객이 되어 음악회를 함께 즐기는 기분이 들기도 하였다.

“불교라는 단어가 낯설기만 할 젊은이들에게 사찰이 보다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무대는 조계사 대웅전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위치한 종각의 바로 앞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상시 음악회를 열 수 있도록 설치되어 있는 무대 앞으로는 가을을 주제로 한 국화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대웅전 법회가 끝남과 동시에 조계사 마당에서는 타악그룹 야단법석이 신나는 장을 열었고,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곳곳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특이했던 것은 여느 음악회와는 달리 너무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음악회와 함께 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좀 더 편안한 관람을 위해서 도량 곳곳에 비치되어 있는 체험부스를 마감하지 않은 채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자유롭지만 소란스럽지 않게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야경 템플스테이 만의 매력이 아닌가 한다.
“조계사 주지스님과 기타 소임을 맡고 계시는 스님들께서는 먼발치에 자리를 하고 계시면서 관람객들의 반응에 눈을 떼지 못하고 서 계셨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풍경들 모두가 감동이었고, 이와 같은 풍경들이 아주 훌륭한 또 하나의 무대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여느 공연장과 다른 사찰에서 진행되는 음악회라 스님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일반인들에게는 사찰이라는 공간이 주는 조금 낯설고 이색적인 분위기가 공연을 더욱 특별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불자라면 편안함을 많이 느끼고 스님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공연으로 느끼는 것 같다. 종교를 떠나 외국인들에게는 한국문화와 공연문화를 동시에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야단법석의 힘찬 몸짓과 한국 전통음악의 묘한 매력에 빠진 듯 관람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조계사는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도량인 만큼 아름다운 조명과 전통등(燈)이 불을 밝히면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된다.

경내를 가득하게 장식하고 있는 국화꽃에서 풍기는 은은한 국화향기와 음악에 취하다보면 어느새 근심 걱정은 사라지고 마음이 정화되어 편안해진다. 잠시나마 마음을 비우고 차분히 나를 돌아보는 힐링의 시간이다.
가장 인상적인 공연은 1부 오프닝이 끝나고 판소리를 공부하고 있는 초등학생 친구의 공연이었다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했다.

아이가 부르는 쑥대머리는 과연 어떠한지 기대와 궁금함에 인기가 많았던 것 같다. 곱게 차려 입은 한복이 아름다웠고,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한이 서린 노래가 감동적이었다.

아이가 노래하는 내내 관객들의 입가에는 엄마미소가 흘러나오고, 아이들도 또래 친구가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것을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기도 하였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통해 우리문화를 알리는 무대였다.
가을밤과 음악이 무르익어가고 야경이 있는 템플스테이에 참석한 이들은 음악으로 하나가 되었다.
작은 문화 공연으로 모두에게 행복이 전해질 수 있음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무대를 설치하느라 고생한 보람이 느껴졌고, 감동을 함께 나누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다. 바쁘게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잠시나마 지친 일상을 뒤로하고 마음의 여유를 갖는 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족하다고 생각한다.
조계사 국화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시인 탁영완의 시집 ‘시월 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는 주제처럼 아름다운 국화향기와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낭만적인 음악회가 되었다.

클래식과 한국전통음악에서 불교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그 회를 거듭할수록 그 향기를 더해가고 있다. 쌀쌀해지는 가을밤을 따뜻하게 감싸며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은 음악회는 도시인들에게 작은 쉼터이고, 조계사는 도심 속의 사찰로서 이제는 음악으로 힐링하는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끝으로 음악회에 참여하여 감동을 나누며 흔쾌히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하며 조계사 야경 템플스테이는 동절기의 휴식기를 거치고 내년에 더욱 새롭고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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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종/공연연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