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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법문 15

편집부   
입력 : 2017-08-14  | 수정 : 2017-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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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풀고 함께 기뻐하는 마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보시하는 것을 보고, 그를 도와 함께 기뻐한다면 그 얻는 복이 매우 크다.”
그러자, 한 사문이 물었다.
“그러면 그 복덕이 다할 때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한 개의 횃불이 있는데 수천 명의 사람이 각기 불을 붙여 가지고 가서 음식을 익혀 먹거나 어둠을 밝힐지라도 원래의 한 개 횃불은 조금도 변함이 없는 것처럼 그 복덕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사십이장경>

몇 해 전 TV 방송에서 ‘칭찬릴레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한 적이 있었다. 모든 사람들은 다음 칭찬릴레이의 주인공은 어떤 사람이 어떤 일을 했을까를 궁금해하면서 칭찬릴레이 주인공의 선행을 함께 기뻐하고 박수를 보내는 것을 보고 바로 이것이 진정한 수희보시라고 생각하고 나 또한 함께 기뻐했던 일이 있었다.

다른 사람의 선행을 보고 칭찬하는 그 마음은 보살의 마음이요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은 중생의 마음이다. 보살(Bodi-sattva)은 모든 착한 일을 몸소 실천하면서 자신이 행한 어느 것 하나에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 이를 말하며, 보살은 육바라밀을 실천하는데 그 첫 번째가 남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베푸는 보시행이다.

한 미국인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다. 15년간 대학과 병원, 어린이 보호단체 등에 익명으로 6억 달러를 기부한 ‘찰스 피니’라는 사업가가 있었다. 이 사람이 회사를 매각할 때, 인수자가 회계장부에서 그 사실을 발견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그의 선행은 언론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젊었을 때, 군 복무를 전제로 정부가 주는 학자금 융자로 대학등록금을 냈고, 심야식당에서 샌드위치를 팔아 학비를 벌며 어렵게 공부했다고 한다. 자신은 집도 자동차도 없이 손목에 찬 시계조차 15달러짜리로 10년째 쓰고 있었다. 기자가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하고 전화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은 “내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돈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이 베푸는 행위인 보시에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금강경>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보시를 하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보시를 하되 ‘내가 저 사람에게 보시를 했으니 언젠가는 내게도 해주겠지’라는 상(相)을 갖지 말라는 것이다. 이것을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라고 한다. 상대방이나 물질에 대한 집착을 떨치고 무상으로 하는 보시에는 무수한 공덕이 있다고 경전에서는 설하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가 보시를 행하고 공덕을 쌓을 때, 함께 기뻐해 주는 수희보시(隨喜布施)는 자신이 보살행을 하지 않고 남이 짓는 보살행을 보고 기뻐해 주기만 해도 공덕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 심인당에는 봉사를 하면서 묵묵히 수행 정진하는 신교도들이 많이 있다. 도량을 청소하고 공양물을 준비하기도 하며 새로 오는 불자를 안내하며 온갖 궂은일을 하고 있는 분들을 볼 때, ‘보살이 여기에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못한다고 그것을 비판하거나 시기 질투 말고 함께 기뻐하고 칭찬해야 한다.
회당 대종사님께서는 <실행론>에서 “외과(外科)를 잘하는 사람은 내과(內科)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 다른 이의 옳은 것을 칭찬해야 한다. 나의 뜻에 맞지 않거나 참회하지 않더라도 그것을 비판하지 말아야 한다. 비방하면 곧 큰 재앙을 만나게 된다. 우리는 항상 가까운 데서 죄를 짓는다.”

“남의 선을 기뻐하고 질투하지 말지니라. 내가 남을 위하여서 칭찬해 준 인연으로 남이 또한 나를 위해 칭찬하여 주게 된다.”라고 법문하셨다.
칭찬하고 함께 기뻐하는 데서 은혜심이 생겨나 행복의 길이 열리고, 시기 질투하는 데서 수원심이 생겨나 불행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이행정 전수/보원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