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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693호)

편집부   
입력 : 2017-07-17  | 수정 :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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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과 한글사랑

부처님오신날이 정부의 공식적인 공휴일 명칭으로 지정될 듯하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다행스러운 일이라 환영하는 바이다.

정부는 최근 인사혁신처를 통해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불교계가 요청해온 석가탄신일을 부처님오신날로 명칭변경 한다"는 입법예고를 했다. 부처님오신날 명칭변경에 대한 입법예고는 불교계의 노력에 대한 화답인 것은 물론 정부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관에서도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입법예고 사실이 발표되자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즉각적으로 지지와 환영을 표했다. 종단협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석가탄신일을 부처님오신날로 명칭변경 한다는 입법예고에 적극적인 환영을 보낸다”고 밝힌 것이다. 종단협의회의 이 같은 환영은 오랜 염원과 갈망이 있었기 때문이기에 당연한 처사다. 종단협의회는 여기에 덧붙여 “한글화 추세와 더불어 실제 사찰과 정부에서는 부처님오신날 명칭을 (이미)사용해 왔으며 이로 인해 석가탄신일 명칭이 현실과 부합하지 않았고 혼란까지 있어 왔기에 그간 불교계는 지속적인 명칭변경을 요청해 왔다”면서 “새 정부의 시작과 함께 불교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요청사항이 현실에 맞게 수용되어 입법예고한 것에 모든 불자들은 기쁨과 함께 국민화합과 평화정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종단협의회가 환영을 표현한 보도자료의 표현처럼 일상에서의 한글사용 확대와 더불어 각종 명칭은 물론 거리의 간판 등에 이르기까지 한글화를 지향하는 것은 한치도 망설일 이유가 없다. 인사혁신처의 이번 조치를 적극적으로 환영해 마지않으면서 한글반야심경을 독경하는 등 일련의 불사를 높이 평가하면서 경전의 한글화에 이어 생활 속의 한글사랑운동도 시작됐으면 한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세대들이 과하게 줄여서 표현하는 줄임말 투성이 문자들이 한글을 퇴화시키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불자들부터 한글사랑이 실천운동이 보다 적극적으로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글사랑 정신만큼 국민들에게 다가서는 불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다.

그동안 일각에서 석가탄신일을 고집해온 바도 사실이다. 부처님이 아니라 석가모니라는 한 인격체의 탄생일로 폄하하면서 치부하고 싶어하는 이들의 치기에 지나지 않은 일이지만……. 이러한 생각을 가진 이들이 적잖았기에 그들을 향한 이런저런 눈치가 작용해 부처님오신날이 공휴일 명칭으로 쉬 정착되지 못한 것도 분명하다.

일찍이 문맹퇴치운동을 전개하면서 경전을 한글화하고 자성학교와 고등공민학교를 설치하는가 하면 마음공부 하는 과정에서조차 신교도들에게 직접적으로 한글 깨치기 교육을 솔선해온 진각종단의 선각자적 역할과 공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부처님오신날의 공휴일 명칭사용과 더불어 불자들의 생활 속 표현도 한글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