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54

편집부   
입력 : 2017-07-17  | 수정 :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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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절의 뜻과 유래에 대해 알고 싶어요.

본래 현교 사찰에서는 음력 7월 15일을 ‘백중일’ 또는 ‘우란분절’이라고 합니다. ‘우란분’은 범어 ‘울람바나(ullambana)’를 소리대로 번역한 말인데, 뜻으로 번역할 때에는 ‘거꾸로 매달린다’는 뜻을 가진 한자말 ‘도현(倒縣)’이라고 씁니다. 이 ‘도현’이라는 말은, 악도에 떨어져 거꾸로 매달려 고문을 당하는 것과 같은 극심한 고통에 처한 망자를 위해 살아있는 자손이 불사를 행함으로써 그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이 우란분재에 대해서는 『목련경』에 그 유래가 나와 있습니다. 일찍이 부처님의 십대제자 가운데 한 분인 목련 존자가 신통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남들이 부러워하는 이 신통이라는 게, 늘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신통을 얻고 보니 이미 열반하신 자신의 어머니가 아귀의 몸을 받아 온갖 고초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효심이 지극했던 목련 존자의 가슴은 미어지는 듯 했습니다. 결국 부처님을 찾아뵙고 어떻게 하면 고통 받는 어머니를 구할 수 있는지 여쭈었지요.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방방곡곡의 대덕과 스님들이 하안거를 마치는 날인 7월 보름에 자리를 마련하여 어머님 천도를 위한 공양을 베풀면 그 공덕으로 말미암아 어머니가 개의 몸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7월 보름에 공양을 하는 이유는, 그 날이 바로 자자일(自恣日)이기 때문입니다. ‘자자’는 안거가 끝나는 날에 행해졌던 일종의 참회의식이에요. 우리나라는 하안거 · 동안거가 있지만 부처님 당시 인도에는 동안거는 없고 하안거만 있었다고 합니다. 안거는 비가 많이 오는 시기인 우기(雨期)와 겹치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포교와 수행을 병행하던 유행 행각을 잠시 쉬면서 수행승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살생을 피하고 명상에만 전념했다고 해요.

일반 사찰에서는 『우란분경』의 내용에 의거하여 음력 7월 15일에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여러 곡식과 채소, 과일을 준비하여 재(齋)를 올리는 행사를 지냅니다. 이에 반해 진각종에서는 모든 행사와 불공을 양력 위주로 하기 때문에 음력 7월 15일을 그대로 양력으로 바꾸어 이 날을 해탈절 49일 불공 회향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선망조상불의 왕생극락을 서원하고 자기 참회의 날로 삼아서 일체의 구속과 속박에서 벗어나는 대 자유의 날이라는 뜻에서 ‘해탈절’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지요. 백중일이 되었든, 우란분절이 되었든, 아니면 해탈절이 되었든, 7월 15일에 불공을 하는 의미를 우리 진언행자들이 알고 행하는데 그 의미가 있을 겁니다.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을 통해 추선・추복불사의 의미를 되짚어 봅니다.
“부모가 참회하면 자손이 양순(良順)하여지고 자손이 참회하면 선망부모(先亡父母)가 고(苦)를 떠나고 낙(樂)을 얻어 천도(薦度)가 되므로 자손을 위하여 갖은 악업을 지은 선망부모를 위해서 삼업을 닦고 육행을 행하는 데 목련존자(目連尊者)와 같이 부모만 고를 떠나고 낙을 얻을 뿐 아니라 그 자손의 복업과 공덕도 한량이 없느니라.” (‘실행론’ 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