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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야, 간다. 착하게 살지어다.

편집부   
입력 : 2017-07-03  | 수정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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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사에 따르면 인구감소가 가장 심각한 도시로 부산이 선정됐다. 한 때 백범 김구는 「백범일지」마지막 장 ‘나의 소원’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꿈꿨다.

그리하여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는 나라. OECD 국가 중 저출산율 1위인 나라가 됐다. 지금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면서 세대 간 갈등과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청년층들은 3포 세대를 지나 7포세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에 집, 경력, 희망, 취미(인간관계)까지 포기한 7포 세대, 즉 전통적인 가족 형성의 공식이 와해되고, 희망없는 청년층의 삶을 대변하는 상징적 용어로 자리 잡게 됐다.

얼마 전 보살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젊은 청소년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아름다운 청년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를 조심스레 타진해 봤다. 여러 가지 의견들이 분분했지만 하나로 집결된 공통된 의견은 모두 같았다. 한결같이 “나도야, 간다. 착하게 살아라.”였다. 왜 그런 의견들이 도출되었을까 가만히 생각해 봤다. 오랜 세월 살아오면서 삶의 경륜에서 느껴지는 범상치 않은 아우라였다. 대기업 회장도 삼시 세끼, 가난한 이도 삼시 세끼 먹기는 매한가지,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 “그러게, 착하게들 살어” 나도 자꾸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의미심장하게 들려왔다.

부처님의 탄생게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의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삼계개고 아당안지(三界皆苦 我當安之)’에 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평등하고 존엄한 존재임과 동시에 생태계의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 생물, 무생물, 동·식물을 비롯한 유정·무정들을 향해 있고, 아울러 타인과 공동체로까지 배려하는 마음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살아 숨 쉬는 생명체들의 고통 앞에서 결코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자비심을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해 보임으로써 요즘 말하는 융합, 공감, 통섭의 다른 이름으로써의 행동하는 실천가였다.

우리도 언젠가는 역사 속으로 이름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가 아무리 어려운 헬조선일지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맡은 바 일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는 일은 어찌 보면 희망의 다른 이름들일 것이다. 알프레드 아들러의 “자기의 집착에서 벗어나 사회에 관한 관심, 타인에 관한 관심에 귀 기울이며, 타인을 사랑할 때만이 공동체 감각에 도달할 수 있다.”는 아들러의 사유는 부처님의 사상과 맞닿아 있어 더 흥미롭다. 21세기는 특히 영성지능(SQ)이 발달된 사람들이 여러분야에서 두루 두각을 나타내고 사회의 기여도 또한 그 누구보다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정희성 시인의 “그 별은 아무에게나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 별은 어둠속에서 조용히/ 자기를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의 눈에나 모습을 드러낸다.”「희망」이란 시 전문이다. 젊은 사토리 세대라 할지라도 우리의 희망은 우리가 꿈꾸는 그 별(희망)은 아무에게나 나타나는 것이 아니므로, 자기를 어둠속에서 조용히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의 눈에만 모습을 나타낸다고 했다. 모든 일에 달관한 듯 꿈과 희망이 없이 적당히 살아가는 자는 죽는 날까지 그 별을 볼 수 없다. 오직 그 별을 볼 수 있는 자는 어둠속에서 자신을 곱씹어 성찰하는 자에게만 모습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수진주 전수/정정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