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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법문 12

편집부   
입력 : 2017-07-03  | 수정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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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 다섯 번! 그리고 죽을 고비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보고 듣고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나 지혜가 실제 생사와 관련된 큰일에 부딪힐 때는 별로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삶과 죽음의 커다란 문제에 맞닥뜨려서 힘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 진언행자가 심공하고 항상 염송하는 것은 그 힘이 되는 참지혜를 얻기 위한 것입니다.
일 년에 49일 불공을 다섯 번 한 보살님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심인당에서 염송하기를 좋아한 보살님은 결혼 후 시댁 여건상 심인당을 나오지 못하다가, 자신의 마음이 점점 어두워지고 인간관계가 어려워지자 다시 심인당에 나와 염송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하루 한 번씩 심인당에 들러 염송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고 마음의 의지처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실적이 다른 사람보다 잘 나오는 것이 다 부처님의 공덕력임을 알고는 불공 때는 늦은 시간이라도 심인당에 들러 정한 염송을 하였습니다.

2012년 새해불공 회향 자성일 저녁 불사 후 3시간 정진 중 맘속 깊이 떠오르는 ‘49일 다섯 번!’ 그 생각이 너무 강하여 염송을 마친 뒤 수첩을 꺼내, 그 해 정해진 행사와 49일 날짜를 맞추어 보면서 “부처님 올 한해 무슨 일이 있어도 49일 불공을 다섯 번 하겠습니다.”라고 합장으로 스스로 다짐을 했습니다.

49일 불공을 두 번 하고 세 번째 49일을 시작한 5월 어느 날, 영업 실적이 좋아 본사에 상을 타러 갔습니다. 고속도로 주행 중 갑자기 차 핸들이 말을 안 들으며 제멋대로 헛돌았고, 속력을 내고 있던 차의 브레이크도 급하게 밟지 못하고, 간신히 속도를 줄이며 차를 세우려 하자 비틀대던 차는 도로 표지판을 세워 둔 기둥을 박으며 차가 뒹굴었습니다, 그 찰나의 순간 보살님은 ‘이렇게 죽는구나. 옴마니반메훔’ 생각뿐, 잡고 있던 핸들에서 손을 떼고 그냥 다 놓아버리는 마음으로 눈을 감았고, 짧은 시간 정신을 잃어버렸습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차가 뒤집혀 운전석 문을 깔고 책상다리로 무릎 위에 손을 얹은 자세로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에 보살님의 입에선 “옴마니반메훔” 염송 소리만 입 밖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다 부서진 차에서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한 모습으로 선루프를 열고 나오는 보살님의 모습에 구경하러 모여든 사람들이 더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신기해하였습니다.

남은 49일 불공을 정성껏 하며 다섯 번을 다 회향한 보살님은 “전수님 아무래도 올해 큰 사고로 제가 다칠 것을 부처님이 미리 아시고 그것을 막기 위해 49일 다섯 번이라는 정진을 하게 하였나 봅니다. 지금도 사고 나는 그 순간 모든 것을 내려놓는 마음으로 그저 ‘옴마니반메훔’만 떠올린 것이 생생해요. 용을 쓰며 핸들을 붙잡고 발버둥 쳤다면 차 안에 있던 물건에 맞아서 다쳤을 텐데…그 많은 물건이 떨어졌지만 제 몸은 하나도 맞지 않았어요.”

“부처님은 자연스럽게 길을 열어준다. 내 마음 고치고 용맹정진할 때 무엇이라고 정하지 않아도 길은 열린다.”「실행론 (3-4-12)」

염송정진 하는 것도 노력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혹자는 “졸면서 염송시간 많이 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졸지 않고 10분 염송이라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10분 염송을 진짜 잘하기 위해 1시간, 3시간 염송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앉으나 서나, 가나오나. 자나 깨나, 죽으나 사나 “옴마니반메훔”을 염송할 수 있는 연습이며, 염송 삼매에 들기 위한 것입니다.

삼매에 들면 나를 잊고, 부처님과 하나가 되고, 우주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또 삶의 여정에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도 우리 진언행자는 염송으로 큰 힘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심법정 전수/유가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