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52

편집부   
입력 : 2017-06-20  | 수정 : 201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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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화가 나는 이유가 뭘까요?

어떤 보살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한번은 아이가 맛있는 것을 먹는 걸 보고 그 중에서 가장 맛없어 보이는 하나를 살짝 뺏어 먹은 적이 있었답니다. 그 보살님은 제일 맛있는 것은 먼저 먹고 그 다음에 하나씩 먹는데, 아이도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했다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아이는 울면서 “제일 맛있는 걸 마지막까지 남겨두는데 그걸 홀라당 먹으면 어떡하느냐”며 목청을 높이더랍니다. 아이는 보살님과는 다른 시선으로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살님은 몰랐던 거지요.

최근 들어 ‘분노조절장애’, ‘묻지 마 폭행’과 같은 이슈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바로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상대방과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다릅니다. 당연히 생각도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데 우리는 그것을 절대 인정하려 하지 않지요. 그러니 화가 나고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는 겁니다.

어떤 분은 왼손잡이인 자신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극언을 퍼부었던 초등학교 시절 한 선생님을 잊을 수가 없다고 토로합니다. “남들은 다 오른손을 쓰는데 왜 너만 왼손을 쓰느냐”며 화를 내셨고, 심지어 ‘병신’이라는 말까지 내뱉으며 모욕감을 주었다는 거예요. 이제 젓가락질은 반드시 오른손으로 해야 한다는 식의 교육은 창의성과 다양성을 해치는 낡은 방식입니다. 왼손잡이는 불편하다는 우리의 편견과는 달리, 모든 것에는 장점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가 그려진 카드를 보여주면 사람들의 반응은 다 다르답니다. 수학자는 덧셈이라고 대답하지만, 목사는 십자가라 하고, 간호사는 적십자, 약사는 녹십자라고 대답한다나요? 또 교통경찰은 사거리라고 하고, 산부인과 의사는 배꼽이라고 한다는 거예요. 모두 자기 입장에서 저마다의 업식(業識)으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마치 자기가 만진 부위만으로 코끼리를 판단하는 어리석은 장님과 다르지 않은 거예요.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이러한 타인의 ‘다름’을 결코 지적하거나 문제 삼지 않습니다. 사람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늘 이해의 대상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황금만능의 물질적 사고가 팽배해지면서 점차로 인성교육이 강조되는 추세입니다. 아이들이 서로의 ‘다름’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정하며 타인을 존중하는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인성교육이에요. 세상이 온통 장미꽃으로 덮여있다면 잠시 동안은 아름답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그 단조로운 풍경에 금방 질리고 말 겁니다. 장미꽃은 다른 꽃과 나무 사이에 알맞게 피어 있을 때 더 아름다워 보이는 법이지요.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남의 허물을 낮과 같이 밝게 보는 사람은 내 허물은 밤과 같이 어두워서 보지 못하고 내 허물을 낮과 같이 밝게 보는 사람은 남의 허물은 밤과 같이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다. 낮에는 밤이 멀어지고 밤에는 낮이 멀어진다. 낮과 밤은 분명해야 한다. 가까운 내 허물을 밝게 알면 먼 남의 허물은 어둡게 된다. 내 허물만 본다 하더라도 남의 허물은 반이 보인다.(‘실행론’ 4-8-1)
상대의 ‘다름’에 집착하기보다 나의 ‘분별심’을 먼저 참회하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