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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편집부   
입력 : 2017-05-31  | 수정 :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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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기 이전의 아이들은 주변 환경에 의해 식생활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또래친구나 가족구성원의 음식(또는 식품)에 대한 선호도, TV 선전 등은 주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 다트모스대학의 연구에서 패스트푸드 관련 광고를 많이 본 어린이의 경우 관련 식품이나 패스트푸드 식당의 방문이 증가하였으며 어린이들의 TV 시청시간은 패스트푸드(햄버거 등) 식당의 방문과 비례하므로 사업가는 TV 선전을 통해 어린이 시청자를 심하게 공략하고 있다고 걱정하였다. 지나친 패스트푸드의 섭취는 고열량, 지방 및 당(설탕)의 섭취로 이어지며 이는 비만이나 건강관련 문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학동기 이전의 어린이가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급식과 간식은 이 시기에 필요한 열량과 영양소를 충족하고 건강을 고려하여 조리해야 한다.

또래 친구와 보육교사와 함께 하는 식사시간은 좋은 식습관과 편식을 예방할 수 있는 식생활교육의 기회가 된다. 그렇다면 전문 영양사가 중심이 되어 영양을 갖춘 건강한 식단을 구성하고 영양교육을 지도한다면 아이들의 식생활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이를 실천하고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를 전국의 시, 구, 군을 기본 단위로 하여 210여 개를 설치하였으며 위덕대학교는 경주시에서 위탁받아 경주시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경주시 센터)를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경주시 센터는 경주시의 영양사가 없는 100명 미만의 어린이보육시설 190여 개를 관리하고 있으며 10명의 전문 영양사가가 센터장(외식산업학부 식품영양전공 이인숙교수)의 지도아래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위해 아이들의 흥미와 효율성을 고려하여 요리교실을 접목한 ‘냠냠꼭꼭키즈쿡 프로그램’은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의 하나이다.

먼저 영양소와 건강의 관련성을 알려주면서 자연스럽게 급원 식품을 소개한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식품은 채소가 대부분이므로 다양한 채소를 만지고 냄새도 맡게 하면서 이름을 익히고 간단한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식품군을 알려준다. 다음에 이어지는 요리교실은 우선 손을 깨끗이 씻고 준비된 앞치마를 입고 머리에 맞게 찍찍이를 조절하여 모자를 씌워주면 아이들은 준비된 작은 테이블을 향해 서로 달려간다.

센터의 교육장은 두꺼운 매트를 깔고 아이들이 올라앉아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고 있으며 센터의 선생님이나 인솔 보육교사가 중간에 섞어 앉아서 도우미역할을 한다. 때로는 위덕대학교 외식산업학부의 식품영양전공 학생들이 도우미를 하기도 한다.

‘김치와 친해지기’를 주제로 ‘퀘사디아’를 만들면서 파프리카, 당근, 닭고기를 함께 재료로 준비하였고 외국의 문화도 함께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앞에 같은 눈높이에 맞추어서 센터의 직원인 요리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세연을 한 후 아이들을 열심히 따라서 만드는데 요리교실은 창의성이 돋보이는 시간으로 바뀌곤 한다. 다 만들면 반으로 갈라서 먹고 나머지는 예쁜 포장지에 넣어서 가지고 간다. 만드는 모습은 인솔교사나 센터의 직원들이 사진으로 기록하고 “오늘 즐거웠습니다”라고 인사하면서 마무리 한다.

잘 안먹는 김치도 파프리카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인솔한 보육교사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 후 어린이집에서 나오는 김치도 잘 먹고 채소도 먹으려는 태도를 알려왔을 때 우리아이가 달라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냠냠꼭꼭키즈쿡 프로그램’은 피드백을 통해 보완하면서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아이들은 즐거운 수업을 통해 달라지면서 건강하게 평생을 가는 기반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인숙 교수/ 위덕대 외식산업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