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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을 채워주는 마음편지

편집부   
입력 : 2017-05-31  | 수정 :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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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벗에게·도정 스님·김화정 그림·담앤북스·14,500원

"참 할 말이 많지만 여전히 무엇을 아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핵심이었네. 무엇이 깨달음인가. 무엇을 깨달아야 할 것인가. 무엇을 깨달았느냐 하는 이런 것들도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느냐에 와서는 고개를 못 드네."(191쪽)

오래되고 다정한 벗일지라도 그 앞에서 스스럼없이 속내를 드러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만나고 어울려 즐거운 한 때를 같이 보냈더라도 헤어지면 늘 허전하고 아쉬운 부분이 남기 마련이다. 그 허전하고 아쉬운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것이 바로 편지였다. '사랑하는 벗에게'(도정 스님·김화정 그림·담앤북스)를 펴낸 저자의 말이다.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눌러 쓰듯 정성껏 써 내려간 편지는 그 자신을 향한 솔직한 독백이기도 하다. '시 짓는 수행자 도정 스님이 보내는 마음편지'라는 부제가 붙은 책은 이러한 형식의 편지글을 담은 산문집이다. '월간 해인' 편집장이기도 한 저자가 세월이 갈수록 자꾸만 작아지며 소리 없이 아파하는 벗들에게 띄우는 편지글 117편을 담았다. 심중 깊은 곳에서 길어낸 사랑이자 위로인 저자의 글은 벗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를 허전함과 아쉬움을 달래줄 것이다. 시인의 눈과 수행자의 가슴으로 발견한 자연과 사람, 세상사의 참 의미와 통찰이 앞만 보며 내달리느라 사나워진 이 시대 보통사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보듬어 주리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