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성하의 제자이자 타임지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5인'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린 불교학자 로버트 A. F. 서먼의 '분노'(허우성 이은영 옮김·민족사)는 원제(ANGER:THE SEVEN DEADLY SINS)가 말하듯 뉴욕공립도서관과 옥스퍼드대학 출판부가 공동 기획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집필을 의뢰한 '우리를 지배하는 7가지 욕망의 심리학'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따라서 7가지 근원적 욕망(교만, 시기, 탐욕, 탐식, 분노, 정욕, 나태)에 대해 깊이 있게 고찰하고 있다. 분노는 이 7가지 중에서 가장 파괴적인 감정이다.
여기서 저자는 분노를 지극히 자연스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거나 배척하는 것을 지양한다. 그 대신 진정한 성찰을 통해 극복하며 분노의 에너지를 오히려 자유의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는 중도의 입장을 말한다. 파괴적으로 부리던 에너지를 창조적인 용도로 선용하자는 것이다. 분노가 독점했던 '불'을 주변을 따뜻하게 밝히고 다른 이의 고통을 태워버리는데 선용하는 것만이 고통과 증오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 분노에 대한 양극단의 견해를 깨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