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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법문 8

편집부   
입력 : 2017-05-01  | 수정 : 20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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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으로 인해 운명이 바뀐다

신익심인당 직심정 전수

‘습관’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린 새가 날갯짓을 연습하듯 매일 반복하여 마음에 꿰인 듯 익숙해진 것이라 합니다. 어린 새의 날갯짓처럼 아기가 자라 걸음마를 연습할 때도 수천 번 넘어지고 또 넘어져야만 비로소 걸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 역시 하루아침에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을 지나면서 서서히 몸에 밴 생각과 말이 행동으로 드러납니다. 지금 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것이 부정적인 생각인지 긍정적인 생각인지 또는 좋은 습관인지 나쁜 습관인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습관을 훈습(薰習) 또는 업습기(業習氣)란 말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훈습에서 ‘훈(薰)’은 냄새가 밴다는 의미이고 ‘훈습’이란 과거부터 익힌 오래된 습관을 말합니다. 그리고 ‘업습기’란 업종자(業種子) 또는 습기(習氣)라고도 하는데, 습관을 형성하는 에너지를 말합니다. 업습기는 나의 경험과 함께 가치관을 이루기도 하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일어나는 업식(業識)의 윤회는 삶의 줄거리를 이어가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서 형성된 습관이 운명을 결정합니다. 운명은 타고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늘이 주는 것도, 부모님이 주는 것도 아닙니다. 운명은 자신의 성격과 습관이 거듭 되풀이하면서 진화하여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변하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변하며, 습관이 바뀌면 성격이 변하고 성격이 바뀌면 인생이 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습관을 갖는 것과 나쁜 습관을 버리는 일 모두가 쉽지 않으나 오래된 습관으로 인해 운명이 바뀌기도 합니다.
매달 월초불공 때 습관적으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을 하라는 것입니다. 내게로 오는 법문을 온전히 받아들이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보는 연습을 하라고 합니다. 탐심이 많은 분에게는 텔레비전 홈쇼핑에 나오는 물건을 사지 말아보라고 합니다. 진심이 많은 분에게는 가족에게 화를 내지 말아보라고 하죠.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분에게는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해보라 합니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월초불공 때만큼은 나쁜 생각, 나쁜 말, 나쁜 행동을 하지 않으려 애써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을 해보라고 권합니다. 이를 하루만 잘하면 사흘을 버틸 수 있고, 사흘을 잘하면 일주일을, 1주일을 잘 견디면 한 달을 견딜 수 있습니다, 한 달을 잘 견디면 석 달을 버틸 수 있고, 석 달을 잘 버티면 1년을 견딜 수 있겠죠. 좋은 습관을 들이려면 이렇게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며, 그래야만 우리 몸에 밸 수 있습니다. 습관 하나 바꾸기가 이렇게 어렵습니다.
좋은 인(因)을 지은 이는 좋은 과(果)를 받고, 나쁜 인을 지은 이는 나쁜 과를 받는다고 합니다. 좋은 습관을 갖고 사는 사람들은 행복해지고, 나쁜 습관을 갖고 사는 사람들은 불행해집니다. 불교에는 일곱 가지 좋은 행이 있습니다.
첫째는 화안시(和顔施) : 화색을 띤 얼굴로 부드럽고 정답게 남을 대하는 것이요, 둘째는 언시(言施) : 말로써 얼마든지 베풀 수 있으니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양보의 말, 부드러운 말을 행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심시(心施) :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을 타인에게 주는 것이요, 넷째는 안시(眼施) : 호의를 담은 눈길로 사람을 바라보듯이 눈으로 베푸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섯째는 신시(身施) : 몸으로 때우는 것으로 남의 짐을 들어준다거나 어려운 사정을 돕는 것이요, 여섯째는 좌시(坐施) : 때와 장소에 맞게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것이고, 일곱째는 찰시(察施) : 상대에게 따져 묻지 않고 그 마음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 일곱 가지를 행하여 습관이 붙으면 행운이 따른다고 하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 젖듯이 꾸준히 좋은 습관을 들인다면 우리의 운명을 바꾸는 것쯤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겁니다. 나쁜 습관이 올라올 때마다 먼저 알아차리고 좋은 습관으로 바꿔보려는 노력, 그것이 참 나를 찾아가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직심정 전수/신익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