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48

편집부   
입력 : 2017-04-14  | 수정 : 2017-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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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자꾸 삐뚤어지는 이유가 뭘까요?

관심이 고갈된 무관심의 상태에서는 좋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1969년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자 필립 짐바리도 교수는 치안이 비교적 허술한 골목을 골라 거기에 보존 상태가 동일한 두 대의 자동차 보닛을 열어놓은 채로 1주일간 방치해 두었습니다. 그 중 한 대는 보닛만 열어놓고, 다른 한 대는 고의적으로 창문을 조금 깬 상태로 놓았어요. 약간의 차이만 있었을 뿐인데, 1주일 후 두 자동차에는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보닛만 열어 둔 자동차는 1주일간 특별히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반면 보닛을 열고 차의 유리창을 깬 상태로 놓아 눈 자동차는 그 상태로 방치된 지 겨우 10분 만에 배터리가 없어지고 연이어 타이어도 전부 없어졌어요. 계속해서 낙서나 투석, 파괴가 일어났고 1주일 후에는 완전히 고철 상태가 될 정도로 파손되었다고 합니다. 

자동차도 이런데, 하물며 사람은 어떻겠습니까? 늘 상대의 이름을 불러주고 사랑과 관심, 칭찬을 베풀어야 합니다.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그곳에 생명이 깃들고 영혼이 움트게 되니까요. 요즘 젊은이들은 “무슨 상관이래?” 또는 “신경 끄라”는 말을 곧잘 쓰면서 마치 타인이 자신에게 무관심하길 바라는 듯합니다. “삐뚤어 질 테다”라는 유행어가 왜 생겼겠어요? 관심과 사랑을 기대했는데 자꾸 무시와 냉대만 받게 되니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되면서 자꾸 비뚤어지려고 하는 경향이 생기는 거 아니겠어요? 
한 손녀가 곧 결혼할 남자친구를 데리고 와서 할머니한테 인사 시켰습니다. 귀가 약간 어두우신 할머니가 이렇게 묻습니다.
“그래, 시방 뭘 하고 있다고?”
“과학기술원에 다녀요, 할머니.”
잠시 생각하던 할머니 왈, 
“그래, 공부 못하면 기술이라도 배워야제.”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닌 ‘무관심’이며,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복수는 ‘무시’라고 합니다. 누구를 미워한다는 건, 그래도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이 내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지만, 무관심이나 무시는 상대로 하여금 존재감을 상실하게 만들거든요.
한 백수 청년이 1주일간의 외박 끝에 부모님이 과연 뭐라고 하실까 내심 걱정하면서 집으로 돌아왔어요. 1주일만의 귀가인지라, 역시 예상했던 대로 어머니는 노발대발 하셨지요.
“너, 이 녀석! 어제 나가서 여태까지 뭘 한 거야?”
화를 내실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내용은 정말 의외였던 겁니다.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구나…….’
한탄하며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쓰려 하는데 마침 아버지가 술에 취해 들어오셨어요. 
아들에게 다가온 아버지는 지갑에서 돈을 꺼내시며, 
“야! 백수라고 집에만 있지 알고 나가서 친구들도 좀 만나고 그래!”

어머니의 무관심에 한 번 죽고, 아버지의 무관심에 두 번 죽은 아들의 마음속에는 횅한 바람만 가득했을 겁니다. 차갑고 어둡고 외로운 마음을 인연 짓는 일이 바로 무관심인 거예요. 내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 없는 무존재감은 미움이나 증오보다 두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어떤 연예인은 “차라리 악플이라도 달린다는 것은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고마움을 표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