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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686호)

편집부   
입력 : 2017-03-31  | 수정 : 201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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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축의 달 ‘장미대선’

완연한 봄이다. 춘분 지나면서 보이기 시작한 하얀 목련 봉오리가 꽃망울을 터트렸다. 남도에서부터 시작됐을 봄기운이 서울까지 입성한 것일까? 이제는 제법 흐드러지게 피어나 가지가 무거워 보일 정도다. 한 송이 두 송이 피어날 때는 순서를 정해서 피어났겠지만 한 순간에 어울려서 찰나에 드러내 보이는 장관은 저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보고 즐기는 모든 이들의 축제다.

목련이 몰고 온 봄소식과 더불어 새로운 축제가 시작됐다. 봄꽃축제와 더불어 펼쳐질,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는 ‘차별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이라는 봉축표어를 선정해 발표하면서 올해의 연등회 시작을 알렸다. 봉축위원회에 따르면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인 연등회 주요일정은 서울의 경우 4월 12일 광화문광장에서의 봉축점등식을 시작으로 4월 29일 동국대학교 운동장에서의 어울림마당과 연등행렬, 이튿날 우정국로 등에서의 전통문화한마당과 연등놀이, 각종 공연마당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각종도 지난달부터 연등회와 관련해 교구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러 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고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교구별로 종단과 협의하면서 교구의 특성에 맞춰 자체적인 연등회를 계획하고 준비하는가 하면 지역봉축위원회 등과의 연합행사에도 동참해서 보조를 같이할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 제작되고 장엄한 각종 장엄등의 멋지고 화려한 퍼레이드도 볼거리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서 준비하고 실행하는 연등회와 관련한 일연의 축제는 보고 즐기기만 할 단순한 축제가 아니다. 스스로 참여하면서 느끼고, 미처 인연하지 못한 다른 이들도 새롭게 인연 맺을 수 있도록 이끌어서 유도하며 더불어 함께 하는 나눔과 베품의 축제여야 하기 때문이다. 동참인연공덕을 짓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온 누리에 부처님의 법음이 퍼지고 만 중생이 부처님처럼 생각하고 행동함으로써 만다라 밀엄정토를 이 땅에 구현하기 위함에서다.

특히 올해의 부처님오신날 6일 뒤에는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여태껏 12월에 치러지던 선거가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의혹사건’으로 인해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선고에서 탄핵이 인용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장미대선이 된 것이다.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의혹사건’의 진실과 거짓을 가리기 위한 검찰의 조사와 법원의 심판은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장미대선 정국이 시사하는 바는 차고도 넘치며 크고도 많다. 그 중 첫 번째 손에 꼽을 것은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을 위하는 참된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이다. 위정자들의 감언이설에 현혹돼 됨됨이를 바로 보지 못하는 우를 다시는 범해서 안 된다. 요동치고 있는 작금의 국제정세를 감안하더라도 국정은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주권이 옳고 현명하게 행사돼야 한다.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등으로 아열대성기후가 농후해짐에 따라 봄꽃을 보는 것도 찰나에 가까운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장미대선이 어느 누구하나 소외되거나 차별 없이 국민이 주인공인 세상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서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