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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684호)

편집부   
입력 : 2017-03-03  | 수정 : 2017-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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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소식을 기다리는 마음

봄소식이 사라졌다. 입춘 지나고 우수지나 경칩도 얼마 남지 않은 시절인지라 봄은 분명히 다시 찾아왔을 터인데 감감무소식일 정도로 잠잠해졌다. 매스미디어에서 그렇다는 이야기다. 예년 같았으면 남도로부터 북상 중이라는 봄소식으로 연일 떠들썩할 시기이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서다.

봄을 알리는 비올라 꽃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도, 유채가 전하는 노란 봄의 향연도, 찻잔 속에 녹아든 매화향기를 음미하며 혹한의 겨울추위를 이겨내고 다시 피어났다는 개화의 전갈도 실바람처럼 간간이 들려오기는 하지만 예년 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시절 탓이라 할 수도 없고, 세상 탓이라 할 수도 없다.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의혹사건과 관련한 탄핵정국과 특검수사 보도에 대중매체의 뉴스중심이 쏠리면서 봄소식이 묻혀버리고 만 것이다. 봄소식이 보도매체를 통해 전해지지 않는다고 해서 봄이 오지 않은 것은 아니다.

누가 뭐라 하든 계절적 봄이 되면 꽃 소식을 동반한 자연의 봄은 찾아오기 마련인 것처럼 작금의 경색정국도 하루빨리 복구됐으면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요동치는 국제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국가안보를 담보해야 하고, 끝 모를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는 서민들의 삶을 수렁의 늪에서 건져 올려야 하는 등 빠른 출구전략을 모색해야만 하는 절박한 지경에 놓인 게 사실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봄소식에 앞서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한결 같을 것이다.

국민들의 이 같은 바람과는 달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일정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심히 걱정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온갖 막말이 난무하고 심지어 특정인을 겨냥한 테러위협은 물론 각종 선동과 선전에 무색하지 않을 무차별적이고 위협적인 발언들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가 하면 몸체 없는 비행기의 양 날개처럼 편이 갈라져 자칫 중심축을 잃고 그대로 추락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드는 것이 기우이기만 할까?

잘못된 것은 고치고, 흐트러진 것은 바로 세워야 한다. 이것이 순리다. 고치고 바로 세우는 데는 옳은 방법이 적용돼야 한다. 강압에 의한다거나 절차적으로 모순이 있다면 또 다른 우를 범하고 말 것이다. 지금의 현실을 타개하는데도 민주적이고 법치주의에 따른 해결방안이 필요할 뿐이다. 그 외의 어떤 것도 필요치 않다.

“진호국가 그 이념은 성불함에 있으므로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정화하여 밀엄국토 만듬이니 이와 같이 만들자면 의무 다해 나라 도와 국민도를 실천하고 남의 인권 남의 이익 먼저 존중할 것이라. 보살행은 이타므로 자기 이익 뒤로하며 나라 일을 먼저하고 자기 일은 뒤에 하니 곧 이것이 진언행인 삼밀묘행 하나이요 불이 되는 수행 중에 제일보가 되느니라.” ‘진각교전’ 성불과 진호국가편에 있는 말이다.

일요 자성일은 물론 날이면 날마다 진호국가불사로 국가의 안위를 먼저 염원했던 진언행자들이 갖는 현실에 대한 우려는 어느 누구보다 더할 것이다. 마침 새해49일불공 중인지라 서원과 정진으로 위기를 넘어서 현실을 극복하고 모든 것을 원래의 자리로 바르게 되돌려 놓고자 하는 진언행자들의 발심이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