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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신호등

편집부   
입력 : 2017-03-03  | 수정 : 2017-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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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현상으로 그려주는 그림, 가끔 하늘 저 편에 걸쳐있는 일곱 색깔 무지개가 내 삶에 펼쳐져있음이 보이나요?  대기 중에 떠 있는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굴절 반사되어 무지개가 만들어 진답니다. 빛이 무지개를 만들어내지만 내 삶에 펼쳐지는 무지개는 내가 만드는 것입니다. 내가 살면서 나만의 빛으로 나의 일상에 일곱 색깔 무지개를 만들어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요.
찰나의 순간에도 우리의 얼굴은 마음상태에 따라 긴장도 하고, 활짝 웃기도 하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며 많은 모습들을 드러냅니다. 마음 상태에 따라 얼굴표정이, 얼굴빛이 만들어지며 내 일상에서 일곱 색깔 무지개를 만들며 살고 있는 것이지요.

길을 걷거나 운전을 하다보면 많은 신호등을 마주합니다. 우리가 길을 걷다가 혹은 운전 중일 때 접하게 되는 빨간 불은 멈추고, 파란불로 바뀌는 시간동안 잠시 쉬면서 기다렸다가 다시 앞으로 출발할 수가 있습니다. 
빨간불이 켜지면 그 자리에 멈춰섭니다. 급하고 바빠도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파란 불이 켜질 때까지 멈추어서 기다려야합니다. 
황색불이 켜지면 ‘빨리 지나갈까?, 멈출까?’ 고민하다가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그럴 때면 빨리 가야 하는 급한 마음에 한숨을 짓기도 하고, 일찍 가야함에 아쉬워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신호등 앞에서는 서두르지 말고 안전하게 나아가야 합니다. 
가끔은 신호를 무시하고 가버리는 경우는 없었나요? 지금까지 세상을 살면서 수많은 신호등의 지시에 따를 때도 있었지만 지키지 않을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항상 파란 불만 켜지는 신호등은 없습니다. 우리는 쉬지 않고 계속 걸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걷다가 잠시 쉬고 또다시 걷기를 반복하는 파란 불과 멈추어야 하는 빨간 불의 조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때로는 신호등이 꼭 있어야 할 곳에서 작동하지 못하고, 없어야 할 곳에 무용지물(無用之物)로 서 있지는 않는지, 나만의 신호등이 꼭 있어야 할 곳에 제대로 서 있는지 잘 살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상에서 혹시 멈추는 일 없이 항상 앞을 향해 계속 달릴 수 있기를 바라고 있진 않습니까?
 
교차로는 방향을 바꾸는 곳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차들이 모이기에 내가 미리 알고 준비해서 차선에 들어서야 좌회전이든 직진이든, 우회전이든 진로를 방해하지 않고 방해 받지 않고 안전하게, 서로 불편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차들이 다니는 교차로처럼 인생의 교차로에서도 신호체계를 잘 지켜야 합니다. 그래야 서로의 질서와 약속을 지켜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이지요. 또 길이 막혀있거나 빨간불이 켜졌을 때는 기다려야 합니다. 초록불로 바뀔 때까지...
 
우리의 마음도 신호등에 맞춰 갈 때 가야 하고 멈추어야 될 때 멈춰야 합니다.
가야 할 때인지, 멈춰야 할 때인지, 해야 될 인인지, 해서는 안 될 일인지, 마음의 신호등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늘 주의해서 점검해야합니다.

우리는 내 삶의 곳곳에서 교차점, 교차로에 멈추어 고민하고 방향설정을 하여 반드시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뜻대로 파란불이 연결되어 계속 직진신호를 받아 달릴 수도 있고, 가끔은 유턴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교차로는 오래 머무는 곳이 아니지만 때로는 ‘어디로 가야할까’ 고민하는 사이 출발 신호등을 놓쳐 한 번 더 멈추어 서서 다음 신호를 기다려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외부환경에서의 신호등은 우리가 작동하지 않고 신호등체계에 따라 우리는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지켜져야 하지요. 가끔은 멈추는 순간도 꼭 필요합니다. 멈춰야 할 때가 있고 양보할 때가 있고 참고 기다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빨간불이 꼭 필요한 순간이 있는 것이지요.

지켜야 할 신호등은 내 삶에서도 늘 존재합니다. 
가정마다 회사나 단체마다 국가가 지켜야 할 신호등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일 중요한 신호등은 내가 지켜야 할 내면에 설정해 놓은 내 삶의 신호등입니다. 내가 걷고 있는 길에도 중요한 순간마다 마주치는 교차로 앞에 멈추어서 선택하고 따라야 하는 내 삶의 신호등은 누구에 의해서 작동되고 변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장 난 신호등 때문에, 혹은 상대 때문에 하고 자기 합리화를 위하여 탓으로 돌린다면 제어할 수 없는 고장 난 신호를 보고 움직여 중앙선을 넘나들고 주차위반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본성을 밝히지 못하면 마음속에서 지워진 신호등으로 인해 내면의 신호등은 고장 난 신호등이 되어버립니다.
 
내면의 신호등을 숨기지 말고 밝혀 서로를 위한 신호등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만을 위한 신호등이 아닌 상대에게도 이정표(里程標)가 되어주는 좋은 인연의 모습으로 꼭 필요한 곳에서 내면의 신호등을 잘 움직여 봄이 어떨까요?    
 

심정도 전수/ 명선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