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 71년 신년 인터뷰-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

편집부   
입력 : 2016-12-28  | 수정 : 20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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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과 ‘일관성’이 있는 종행정 펼쳐… 믿음을 줄 수 있는 집행부 되겠다”

진기 71(2017)년 정유년을 앞둔 12월 21일 서울 진각문화전승원에서 진각종 제30대 통리원장 회성 정사를 만나 취임 소회와 새해 종무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제30대 통리원장에 선출되신 후 취임법회와 집행부 구성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계십니다. 그간의 소회를 밝혀주십시오.
“통리원장으로 선출해주신 종의회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새롭게 부임한 행원심인당의 교화 활성화에 대한 고민과 통리원의 중요 업무 처리 등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많은 종도들의 기대와 바람을 어떻게 소화할지 걱정이 되지만 종단이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 그동안 네분의 통리원장을 모시고 종단 행정에 참여하면서 ‘행정의 달인’, ‘행정통’이라는 말도 듣고 있습니다.
“‘행정통’이라고 불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을 많이 알아도, 얼마나 공정하게 집행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른 행정을 집행했을 때 그때 ‘행정통’이라고 불리는 것이 맞는 것이지, 많이 알고 있다고 불리워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30대 집행부의 구체적인 종단운영의 지표나, 핵심과제가 있으신가요?
“그동안 종단의 역량이 외적으로 많이 치우쳤습니다. 심인중·고, 진선여중·고를 비롯해 위덕대학교 설립까지 교육 사업과 진각복지재단 설립, 총인원 성역화 사업 등에 종무행정을 집중해왔습니다. 이로 인해 정작 일선 심인당 포교에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집행부는 첫 번째로 심인당 포교활성화를 위해 종단 행정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로는 수행법이나 의식, 의제 등을 새롭게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선대스승님들이 구전으로 이어오던 것을 체계화시키려는 방안으로 ‘진각의범’을 정립하고자 합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로는 교화자(스승) 양성에 대한 논의를 다각적으로 펼쳐 방법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네 번째로는 종단 스승님들의 복지문제입니다. 특히 스승님들이 정년을 맞은 후 주석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한데, 지금의 기로원은 장소가 협소합니다. 불교계 최초인 스승 봉양기관인 기로원을 확장해 선배 스승들이 편안하게 주석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앞서 교화자(스승)의 양성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맞습니다. 이 문제는 어느 종교나 종단에서 고민하는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종단 또한 인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교화자로서 누릴 수 있는 복지 혜택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지금과는 다른 복지 정책을 마련해 교화자가 많이 양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또한, 종단의 포교활동은 스승의 역량으로 이뤄지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스승님들 교육과 연수를 위한 진일보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진각종 총인원 성역화 불사가 최종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새롭게 건립된 시설에 대한 이용방안이 있습니까?
“총인원 성역화 불사는 시설로 봤을 때, 탑주심인당과 진각복지센터, 진각문화전승원, 교육관(유치원), 국제체험관 이렇게 5개의 건물과 2개의 부속건물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4개의 건물은 각자 고유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국제체험관의 활용입니다. 체험관에 맞는 소프트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준비하고 있으며, 그전까지는 연수 교육을 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부속 건물 2동 가운데 한 동은 성북구민을 위한 도서관으로 이용할 예정이며, 다른 한 동은 청소년을 위한 공간과 신교도들을 위한 ‘해인서림’과 ‘다도실’ 등 만남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할 방침입니다.”

- 취임사에서 3세대 통리원장 시대를 맞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종단은 올해로 창종 70주년을 맞았습니다. 진각종은 밀교종단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불교색이 아니라, 물질문명이 발달한 현시대에 걸맞은 방편의 법을 세우기 위해 종단은 새로운 색깔을 들고 70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불교에 대한 고정관념(색깔)을 타파하기 위해 1, 2세대 선배 스승들과 신교도 증 구성원 모두 열심히 수행 정진해 왔습니다. 이러한 수행과 정진으로 많은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평가와 함께 자신감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는 세대가 3세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시련의 과정을 극복하고 다져진 바탕에서 화합하고 발전하는 것이 3세대의 시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진언행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동행을 기대한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진각종은 수행이나 모든 부분에서 승속동행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스승이라고 해서 다른 수행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승과 신교도가 같은 수행을 하고 따라서 교도라 할지라도 수행을 통해 어떠한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진언행자들이 종단에서는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러한 분들이 심인당 살림이나 포교에 역할을 해준다면 종단과 심인당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포교’를 강화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포교는 일선 심인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에서 하는 포교는 상징적이라고 보면 됩니다. 일선 심인당에서 포교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행단체가 활성화되어야 하고, 신행단체 활성화가 되기 위해서는 신교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종단에서는 신교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심인당 금강회의 활성화를 위해 후원과 지원을 해나가겠습니다.”

- 지방교구의 활성화 방안은 있으신가요?
“종단 행정이 중앙집권체제이다 보니 ‘탁상행정’이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교구 활성화를 위해 최선의 방법은 지방의 의견을 가감 없이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방교구의 현실적인 문제와 의견을 듣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구청장과 종단의 부·실장 등이 분기별로 간담회를 통해 방법을 찾아 나갈 계획입니다.”

- 국제포교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15년 전 스리랑카와 네팔에 JGO 센터를 만들고, 그곳의 현지인들이 위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종단 포교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현지 포교를 위해 우리가 직접 가서 하는 것보다 그 나라 사람들이 직접 포교활동을 하는 방법을 선택해 지금은 두 명의 포교사가 현지에서 열심히 교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스리랑카는 교육사업, 네팔은 복지사업을 연계해 포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불교도우의회(WFB)를 통한 국제포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진행할 계획입니다. 종조이신 회당대종사께서 1958년부터 관심을 두고 계신 부분이기도 합니다, 종단은 2016년 WFB 서울총회를 통해 새로운 불교종단의 모습을 선보였고, 많은 참가자가 서울총회를 통해 찬사를 보내줬다고 생각합니다.”

- 진각복지재단 대표이사 직함도 갖고 계십니다. 앞으로 진각복지재단이 나아갈 방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복지재단은 현 총인예하께서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진행해 온 덕분에 규모나 역사보다 굉장히 좋은 성과를 얻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복지 정책은 지금까지 진행된 부분을 이어서 꾸준히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단, 종단이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복지재단 스스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당부드립니다.”

- 종교를 가진 연령층이 갈수록 높아 가고 있습니다. 종단 또한 여기에 자유롭지 못합니다. 젊은 층, 특히 청소년 포교에 대한 방안이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청소년 포교에 대한 중요성은 끊임없이 인정하면서도 그동안 제대로 이어오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청소년 포교는 ‘인연’하는 것과 ‘역할’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동안은 종단은 ‘역할’만 강조해왔습니다. ‘인연’이 되지 않은데 ‘역할’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청소년 포교는 긴 안목과 시간을 투자하고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100% 지원을 했을 때 10%만 돌아와도 성공한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우선 종단에는 비로자나청소년협회의 활성화를 통해 사업을 펼쳐가고자 계획 중입니다.

- 현재는 경색되어 있지만, 남북불교 교류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교계 남북 교류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남북불교 교류는 북한의 실상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실질적으로 남북불교 교류는 종교 간의 교류라기 본다는 복지 차원의 지원이라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사찰복구 사업 같은 종교적인 부분보다는 북한 불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복지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 종단에는 위덕대학교를 비롯해 진선여중·고, 심인중·고 등 종립학교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종립학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단 차원의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진선여중·고는 강남에 위치한 덕분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심인중·고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학생 수가 줄고 있는 현실입니다. 심인중·고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학교이전이 불가피 합니다. 학교이전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위덕대의 경우는 학교 구성원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주인의식을 가질 때 학교 경쟁력은 강화된다고 봅니다. 학교가 설립된 지 2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설립종단에 기대려고 하는 생각은 버려야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 1월 9일부터 15일까지 새해대서원불공이 시작됩니다. 불공의 의미와 당부의 메시지를 들려주십시오.
“진각종에서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새해불공은 ‘살림불공’이라고도 합니다. 인간은 정신세계가 있으며, 그 정신세계에 물질세계를 담아야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새해불공을 통해 마음을 키우고, 물질세계를 담을 수 있는 마음 그릇을 만들어 가는 것이 새해불공의 근본입니다. 따라서 새해 일주일 동안에 1년 동안 담을 수 있는 마음 그릇을 잘 만들기를 기원합니다.”

- 30대 집행부의 다짐과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집행부는 많은 종도들의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입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들이지만 그동안 지켜지지 못한 것들이 ‘원칙’과 ‘일관성’이 있는 정책과 종행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관성이 있는, 믿음을 줄 수 있는 행정을 펼치겠다는 약속을 하겠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내적인 부분이 소홀했던 것들에 대해 심혈을 기울여 종행정을 펼치겠습니다.”

- 최근 사회적이나 국가적으로 매우 힘들고 어수선합니다. 종교지도자로서 정유년 새해를 맞는 신교도와 국민에게 당부의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선진국의 민주주의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민주주의 과정에서 많은 혁명과 아픔을 겪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오랜 역사를 지나오면서 시행착오와 아픔을 겪고, 국민의 정신세계도 함께 성장하면서 발전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지금 주어진 현실을 감사할 줄 알고, 지족할 줄 알아야 합니다. 계속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면 분명히 오늘보다 나아질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는 분열과 갈등, 대립은 당연히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해소하고, 정화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