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사람들 4-나란다축제(하)

편집부   
입력 : 2016-12-15  | 수정 : 2016-12-15
+ -

모두가 즐길수 있는 불교축제 문화로…

나란다 축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축제를 기획하는 실무자들과 좌담회를 열었다. 제1회 청소년 불교교리경시대회부터 제8회 나란다축제까지 함께 하고 있는 정충래 기획위원(동국대사범대부속 영석고등학교 교장)과 윤승헌 사무국장(은정불교문화진흥원 사무과장), 서정원 학생(제1회 청소년 불교교리경시대회 대상) 등과 축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먼저 나란다축제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좌담을 시작했다.

정충래=나란다 축제는 처음 기획 단계부터 축제로 시작된 행사는 아니었다. 8년 전 포교를 목적으로 행사를 기획했다. 당시에는 놀이형식 축제 불교문화가 전무하던 때라 방법을 찾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청소년 불교교리 경시대회라는 명칭으로, 시험의 형식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로 아이들이 즐길 수 있고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상종=다양한 시도를 통해 조금씩 변화를 하는 것이 지금의 나란다 축제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크게 성공한 행사나 축제는 흔치 않다. 비유를 하자면 단과대학에서 종합대학으로 발전해 가는 것처럼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는 과정이 중요하고 조금씩 변화하고 발전하는 형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정충래=경시대회는 아무래도 지식을 겨루는 시험이기 때문에 형식이 딱딱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다. 축제라는 형식을 통해 불교를 쉽게 풀어서 다양화 시키고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게 하는 활동이 훨씬 더 포교에 적극성을 가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고 불교의 경계를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윤승헌=청소년 불교경시대회라는 명칭으로 시작해 4차인 2012년부터 나란다 축제의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다. 나란다 축제의 기본은 교학이다. 즉 포교를 위한 교학축제라는 것이 핵심이다. 또 하나 나란다 축제는 살아서 진화하는 축제이다. 교학을 통한 하나의 새로운 축제문화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서정원=불교와 관련한 축제는 많이 있지만 교학이라는 것을 주제로 한 불교축제는 이제까지 없었다. 타종교에서도 벤치마킹 해보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지만 실제로 생명력이 짧았거나 진행 단계에서 끝났다. 왜냐하면 교학이라는 것을 살릴 수 있는 다양화된 콘텐츠가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상종=화제를 바꿔 이론적으로 축제를 분류할 때, 관람형 축제와 체험형 축제로 나눈다. 나란다 축제는 체험과 관람 두 가지가 융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앞으로 어느 쪽에 비중을 두고 발전해 나갈지 여러분 의견을 듣고 싶다.

정충래=우리가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관람형태 보다는 참여와 체험형태이다. 그것이 현실적 제한이 있기 때문에 관람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기획하고 준비하는 것은 모두 체험할 수 있게 해주려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서정원=처음에는 단순히 관람만 하던 학생들도 ‘나도 내년에는 참여 해봐야지! 나도 도전해볼까?’하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모든 부스나 행사들을 보러 와서 불교문화를 체험하거나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기 때문이다. 나란다 축제는 모든 참가자 자신을 위한 축제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경험하며 직접 만들어가는 축제를 지향하고 있다.

정충래
=모든 참가자들을 축제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관람자를 체험자로 바꾸는 행사야말로 가장 좋은 행사이다.

이상종
=서정원 씨는 제1회 불교 교리경시대회 대상 수상자이다. 상 받은 것을 인연으로 현재 나란다 축제의 핵심적인 인재로 성장하게 되었다. 대회의 수혜를 받고 끝난 것이 아니라 인정받은 자기의 능력과 영향력을 다시 축제에 되돌려 주었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윤승헌
=서정원 씨를 비롯한 대회 우수 인재들이 피트백이 되고 불교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어린 학생들이고 지방에 거주하는 경우도 있어 현실적이 어려움이 있다. 이들의 관리 감독이나 지원이 아직 부족하고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다. 이제 곧 10주년을 맞이하면서 역대 수상자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를 만들 계획도 있고, 우수한 불교 인재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
정충래=대회 우승자 서정원 씨처럼 성장할 수 있는 불교인재가 많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탁월한 불교인재의 발굴보다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불교의 인연의 씨를 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불교와 함께한 어릴 때 추억을 마음에 품고 그런 인연으로 불교를 이해하고 함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저변을 만들어주는 것이 나란다 축제를 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윤승헌=교장선생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기억에 남는 참가자가 있는데 초등학교 때 처음 대회 참가한 학생이 중학교 때도 참가하고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다. 계속 꾸준히 참가하고 있는 그 학생은 마음속에 이미 불교의 씨앗을 품고 있는 것이다. 축제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불교라는 씨앗을 마음속에 품고 산다면 우리 축제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이상종
=나란다 축제 기획을 하면서 제가 중점적으로 고민했던 부분은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고 다양한 능력과 끼를 발산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물론 교학이라는 기본은 있지만 춤을 잘 추는 학생이 있을 것이고 국악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도 있고 다양한 꿈을 가진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끼를 발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다.

서정원
=춤과 음악 그 외의 다양한 꿈을 지원하기에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 외부 전문가들도 많이 필요하고 축제의 형식 안에서 전문적인 지원을 하기에는 힘든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정충래
=동의한다. 예를 들면 음악적인 재능을 가진 친구를 불교적인 방법으로 키워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본인들의 꿈을 이루는 과정에 불교와의 인연을 만들고 마음속에 불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까지가 우리의 역할일 것이다.

이상종
=불교와의 인연을 맺는 것이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꿈을 이루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 좋겠지만 그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많은 청소년들은 자신의 꿈에 대한 고민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런 학생들에게 시험이나 공부가 아닌 프로그램들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충래
=사람은 책 한 구절에서도 인생이 바뀌기도 하고 작은 경험 하나가 인생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나란다 축제도 불교와 인연을 만들다 보면 그 속에서 진주도 만들어지고 불교와 함께하는 인생을 살아가게 되기도 할 것이다. 그런 아이들의 마음속에 불교의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의 생각이 좁지 않다. 우리가 따라가지 못할 만큼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단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니 믿고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종
=일선에서 포교를 하시는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생각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빨리 결과를 보려는 조급함에서 그런 실수를 하시는 것 같다. 선생님 말씀처럼 그들의 생각을 믿고 따라가 주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정충래
=우리 어른들은 책상에 앉아서 세상을 보려고 하고 거기서 모든 인생이 결정된다고 믿는 것 같다. 정작 중요한 것들은 모두 책상 밖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다. 나란다 축제의 성공 요인 중의 하나가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려고 노력했던 점이다.

서정원
=나란다 축제가 아이들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책상 밖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충래
=처음 청소년 불교경시대회를 하고 나서 미래 불교를 위한 작은 등불을 켠 것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나란다 축제를 통해 청소년 포교의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수업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불교를 접하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주려는 것이다. 그동안 나란다 축제를 통해서 발굴한 인재들이 10년 후가 되면 어느 위치에서 불교와 어떤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지 되돌아보는 것도 10주년 해야 할 행사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상종
=앞으로의 과제와 목표에 대해 한마디씩 하면서 이 시간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정충래
=아직까지는 서울 중심의 축제이기 때문에 가장 큰 과제는 아무래도 전국적인 축제로 키워나가는 것이다. 곧 10주년을 맞이하는 나란다 축제가 지방의 작은 사찰까지 참여의 폭을 넓혀서 전국적인 축제로 성장하는 것이 제가 염원하는 최종 목표이다.

윤승헌
=서울중심에서 벗어나 대상층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길 바라는 것은 모두의 과제일 것이다. 나란다 축제는 시대를 살아가는 불자로서 즐거움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동시에 무거운 사명감을 가지고 만들고 있다. 불교 교학축제지만 전국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축제문화로 발전해 나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서정원
=저 개인적으로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 나오게 될 어린 인재들에게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불교의 씨앗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씨앗을 키워주고 기회의 시간을 주는 것 또한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란다 축제를 통해 인연을 맺은 인재들이 또 다른 인연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상종
=좋은 축제는 기획이 훌륭하고 경제적으로 풍족하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과 축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자로서 행사 기획자로서 나란다 축제에 거는 기대와 희망이 있다. 그래서 나란다 축제가 교학축제로 발전하기까지 돌아보고 정리해보는 자리를 마련해 보았다. 앞으로 더욱 변화하고 발전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여러분들의 생각과 의견들을 진솔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오늘 이 시간은 저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 한다.

12.15-2.jpg

이상종/공연연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