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사람들 3

편집부   
입력 : 2016-11-15  | 수정 : 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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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다축제(상)

끼와 재미, 젊음으로 어린 새싹들의 불성을 키우는 축제

나란다축제는 은정불교문화진흥원과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이 동국대학교 일원에서 펼치는 불교계 최대 교학축제이다.

나란다축제의 시작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찰을 찾는 불자들의 고령화, 어린이·청소년 불자들의 감소 등으로 위기감이 조성되던 시점에 개최된 ‘제1회 전국 청소년 불교교리경시대회’는 사막에서 찾은 오아시스와 같은 느낌이었고, 교학축제라는 점 또한 신선함을 더했다. 두 번째 경시대회 때 도입한 ‘도전! 범종을 울려라’는 교학의 깊이를 퀴즈대회와 접목해 긴장감과 재미를 더하며 히트상품이 됐다. 회차를 거듭하면서 군장병이 합류하고, 일반부, 외국인 등 다양한 세대가 합류했고, 봉축행사에 버금가는 문화마당도 펼쳐지면서 4년 만에 ‘나란다축제’로 승격, 지금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란다축제의 명칭은 과거 전세계 승려들이 모여 불경을 공부하던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대학인 ‘나란다(Nalanda) 대학’의 정진과 화합정신을 계승하자는 의미에서 채택됐다. 중국 당나라나 신라의 승려에서 서양 철학자 등 다양한 나라의 학자들이 모여 강론을 펼치며 불교교학의 체계를 확립한 대학이 바로 나란다이다. 중국 당의 현장(602~664) 스님의 “대당서역기”에 따르면 1만여 명의 학인 스님들이 있었으며, 1천여 명 이상의 교수 스님들이 밤낮으로 경전 공부에 열정을 다했다고 전해진다.

이런 나란다 대학의 역사를 계승한 현대의 나란다축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교학의 깊이를 더해가고, 불교문화를 주로 삼고 있는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는 계기가 되어 가고 있다. 또한 전 계층이 참여하면서 세대간 소통과 화합을 도와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불자인재 양성의 기회를 제공함도 나란다축제가 추구하는 방향의 하나이다.

8년이 지난 지금의 나란다축제는 어린이·청소년 및 군장병, 사관생도들과 어린이·청소년 지도교사 등 1만여명이 참가해 부처님오신날 행사와 버금가는 열기를 띠고 있다. 나란다축제의 성공요인 중에 하나는 바로 늘 변화하고 새롭게 도전한다는 것이다.

1만이 참여하는 큰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매년 변화와 혁신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한다. 또 하나의 성공요인은 바로 참가자들에 의한, 참가자들을 위한, 참가자들의 축제라는 점이다. 모든 운영위원들과 스텝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도 바로 이것이다.

올해 나란다축제의 핵심은 어린이·청소년들의 논높이에 맞는 놀이와 게임형식을 통해 불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불교적 가치관을 실어주는 것이었다. 새롭게 선보인 ‘붓다야 놀자’, ‘우리말 독송대회’가 바로 이러한 고민에 의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기존부터 진행돼 온 ‘불교교리경시대회’, ‘불교체험마당’, ‘도전! 범종을 울려라’, ‘회향한마당’, ‘나란다 K-Dance 경연대회’ 등에도 이러한 고민을 더하려고 노력했다.

처음으로 실시된 ‘붓다야 놀자’는 동국대학교 경내에 마련된 7개 부스를 돌며 팀원들과 함께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고, 불교교리 문제를 풀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초첨을 맞추기 위해 불교교리는 쉽게 했고, 역동성에 중점을 뒀다.

‘우리말 독송대회’는 청소년 대상의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의 신행활동 증진과, 우리말 예불문과 경전을 보다 쉽게 접근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전국의 종립학교 재학생 등으로 구성된 15개 팀이 본선무대에서 우리말 예불문을 봉행했다. 이는 일선 학교 현장에 우리말 의례를 보급하는 큰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나란다축제 출발의 모태가 된 불교교리 경시대회는 중·고등학생과 군장병 등 성인 2,500명이 참가하여 여전히 축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부처님의 생애와 근본불교에 관한 문제들, 불교에 대한 이해와 관련된 폭 넓은 지식이 요구되며, 이는 청소년들의 상시적인 교리공부와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문제은행 출제방식으로 진행된다. 해마다 참가자들의 수준과 학구열이 높아져 변별력을 가리기 위한 출제위원들의 고심이 크다고 한다.

전통문화체험마당은 어린이,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와 불교문화를 체험하고 이해 할 수 있는 체험마당인데, 참여 청소년의 연령을 고려하여 난이도를 조절하고, 세계화 시대에 발맞추어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문화체험을 진행하는 것이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나란다축제 참가자들 뿐만 아니라 함께 방문한 가족이나 동료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하여 세대간 소통과 화합에도 기여하고 있다.

나란다 K-Dance 경연대회는 청소년들이 근접할 수 있는 장소인 동대문 쇼핑타워 특설무대로 이동하여 대회를 진행한다. 이는 종교를 초월하여 청소년들이 많이 운집할 수 있는 장소의 특징을 살려 진행하고 있고, 청소년들의 끼와 재능을 발산할 기회를 제공하고, 심사위원으로 초빙되는 전문가와의 만남으로 참가자들의 전문성을 함양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다른 팀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다양한 댄스문화 이해와 공동체 의식을 향상 시키고 있다. 또한 문화예술 참여와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그들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가는 계기를 마련하고도 있다.

불교교리경시대회로 출발한 나란다축제는 불교신행활동과 더불어 어린이, 청소년들만이 가지고 있는 끼와 재미에 젊음이 합쳐져 어린 새싹들의 불성을 키우는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제8회 나란다축제에 새롭게 선보인 ‘우리말 독송대회’와 ‘붓다야 놀자’ 등은 어린이·청소년들의 신행활동에 즐거움과 재미를 더하면서 큰 호응을 일으켰다. 이러한 새로운 프로그램들의 개발과 어린 참가자들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축제문화에 함께 하는 필자도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이 축제에 참여하는 어린이·청소년 불자들 모두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큰 보배들이다. 나란다축제에 참가한 어린 법우들의 좋은 경험과 결실이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그들이 만들어가는 정토세상의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축제의 큰 목적이 교학의 체계를 잡아가고 수행과 신행활동의 깊이를 더해 사회에 공헌하는 불자인재를 양성하는데 있다. 그것을 위해 그들이 원하는 꿈을 실현하고 많은 사부대중에게 자비와 전법을 베풀어 줄 대승보살의 원력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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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종/공연연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