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사람들 2

밀교신문   
입력 : 2016-10-16  | 수정 : 2018-10-10
+ -

회당문화축제-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리우올림픽에 100여 명의 임직원을 파견하여 자원봉사 프로그램 모니터링에 주력을 했다고 할 정도로 현대사회에서의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글은 회당문화축제의 주춧돌이라 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지도자 역할을 12년간 진행해 온 진선여자중학교 전병창 선생을 만나 종단 신교도들이나 관람객들이 보지 못한 부분의 진솔한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을 빌려 싣고자 한다. 전병창 선생은 올해 회당문화축제에서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진각종으로부터 공로패를 수여한 바 있다.

- 2004년부터 회당문화축제 자원봉사자로서 처음 참석하였는데, 그때의 소회를 얘기해 주세요.
처음으로 울릉도에 들어갔을 때의 모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안개 낀 도동항, 삼면이 절벽으로 되어 있는 신비한 모습의 울릉도가 우리를 맞이하였습니다. 그냥 ‘와~’ 하는 탄식만이 나올 뿐이었습니다. 그때 울릉도의 모습은 아주 오래된 섬마을이었습니다. 관광객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고, 숙박시설이나 건물들도 낙후되었습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우리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많이 되었지만, 금강원 종조전에서 참배를 하며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굳게 다지게 되었습니다. 청년회 법우들이 중심이 되었던 자원봉사단의 열정과 신심이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 자원봉사자들을 첫 대면할 때 어떤 생각들이 들었나요?
매년 자원봉사단을 꾸리다 보면 울릉도를 처음 가는 참가자들이 과반수이상을 차지하는데 과연 이 친구들을 데리고 먼 길을 달려가 회당문화축제를 잘 마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 행사도 행사이지만 참가자들의 안전도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요소들에 대해서 출발 전 고민을 많이 합니다. 실제로 행사진행 중 너무나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하다 보니 사고로 팔, 다리가 부러지거나 몸 상태가 나빠져서 병원신세를 졌던 봉사단원들도 있었기 때문에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합니다.

- 모든 일에는 시작이 중요합니다. 울릉도에 도착할 때까지의 느낌이나 각오를 말해주세요.
출발 직전 자원봉사단은 탑주심인당에 모두 모여서 회당문화축제가 안전하고 원만하게 회향되기를 서원하는 불사를 봉행하고 버스에 오릅니다. 보통 새벽 3∼4시에 출발을 하는데,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떠오르는 동해 바다 위 태양을 만나면 항상 설렘이 가득합니다. 배에 올라 출발한지 3시간정도가 지나면 울릉도가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합니다. 매년 느끼는 것인데 이 순간은 왠지 설레고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앞으로 일어날 울릉도에서의 일주일이 기대가 되어 그런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 자원봉사단은 울릉도 현지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얘기해 주세요.
자원봉사단은 크게 홍보팀과 체험팀으로 나누어집니다. 먼저 홍보팀은 도동과 저동, 사동을 중심으로 회당문화축제가 시작되었음을 울릉도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알리는 일을 합니다. 울릉도 전 지역에 포스터를 붙이는 작업과 동시에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전단지를 나누어 주면서 회당문화축제의 시작을 알립니다. 이 작업을 할 때면 감사하게도 많은 울릉도 주민들께서 반겨주십니다. ‘또 왔나’, ‘고생이 많테이’, ‘아이고 고맙다’ 등 많은 격려를 해주시는데 이때 ‘너무 잘 왔구나’, ‘이분들에게 준비해온 것들을 다 보여드려서 즐겁게 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되어 더욱더 웃으면서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포스터 작업이 끝나면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추어 도동항과 저동항, 사동항으로 홍보활동을 나갑니다. 항구 홍보활동은 정말로 회당문화축제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됩니다. 체험팀은 지역주민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 가져온 체험 재료들을 도동항 소공원에 설치를 하여 문화체험마당을 진행합니다. 여러 개의 텐트와 테이블, 의자를 설치하고 다양한 체험거리를 함께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조용했던 도동항이 젊은 봉사단들의 열정으로 시끌벅적해집니다. 많은 분들이 하나씩은 직접 만들어가고자 자원봉사단들에게 열심히 배웁니다. 가끔씩 기념촬영도 함께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완성해서 가져가시는 분들의 표정을 보면 모두 밝은 표정으로 돌아가십니다. 그 얼굴을 보면 힘든 것들이 모두 사라집니다. 저런 밝은 얼굴을 드리고자 우리가 여기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 독도아리랑 콘서트에서 자원봉사자들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콘서트의 준비와 관람을 하러 찾아오신 3천여 명의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먼저 무대 주변을 청소하고 청년단으로부터 빌려온 수백 개의 의자를 무대 앞에 놓게 됩니다. 의자 설치가 끝이 나면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해온 봉사단 공연 연습을 하고 행사 스텝으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공연을 하는 사람들과 관객들이 함께 어울러 질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또한 자원봉사단이 하게 됩니다. 공연 막바지에는 모두가 하나 되어 있는 독도아리랑 콘서트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매년 출연진들이 자원봉사단에게 엄지를 치켜 세워주는데 다른 공연장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함께 하던 봉사단이 공연이 끝이 나면 아쉬움을 뒤로하고 공연장 정리를 하게 됩니다. 의자정리와 무대정리, 도동항 대청소 등의 모든 정리와 청소작업이 끝나면 자원봉사단은 회당문화축제의 막을 내리게 됩니다. 가득 차 있던 도동항을 보다가 모든 것이 정리된 텅 빈 곳을 바라보면 조금 허무함마저 들게 됩니다. 하지만 곧 ‘내년엔 또 어떤 일들이 있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게 됩니다.

- 마지막으로 자원봉사자들에게 회당문화축제는 어떤 의미일까요?

회당문화축제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준비하는 고마운 분들도 있지만 회당문화축제를 직접 만들고 보여주는 것은 자원봉사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회당문화축제의 꽃입니다.문득 자원봉사단이 없는 회당문화축제를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자원봉사자가 없다면 회당문화축제는 어떻게 비춰질까? 그냥 공연을 하는 행사로 보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봉사단의 역할이 크다고 여겨집니다. 많은 자원봉사단원들이 회당문화축제를 통해서 재능과 끼를 발견하고 관련된 직종으로 직업을 선택하여 살고 있는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울릉도 회당문화축제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전해줍니다. 진각종 청년 불자로서 종단의 종지를 바로 세우고 진호국가불사를 통해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을 드높이는 기회가 되며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그리고 즐거움과 기쁨,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겨줍니다. 그 경험과 추억이 있기에 더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유 아닐까요?

필자는 진각종 자원봉사자들을 진솔하면서 열정적이라 표현하고 싶다. 이는 제28차 WEB 서울총회를 함께하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지금처럼 종단과 자원봉사자 개개인이 함께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에 아낌없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상종/공연연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