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편집부   
입력 : 2016-10-16  | 수정 : 201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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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올바른 선택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람이 성공하는 데는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걸리지만, 실패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데는 금방입니다. 하루도 안 걸려요. 흔히 ‘눈 깜짝할 새’라고 하지요? 불교에서 말하는 ‘찰나(刹那)’라고 하는 순간이 바로 그겁니다. 한 치 앞을 볼 수 있는 능력만 주어진다면 우리는 각자가 처한 환경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며 살아가겠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때론 땅을 치며 후회하기도 하잖아요.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의하면, 불교는 참회와 실천을 근간으로 사악취선(捨惡就善)의 올바른 선택을 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생활 가운데 당체법문(當體法門)을 깨쳐야 한다고 보는 것이 진각종 교리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합니다. 당체법문이란 쉽게 말해 눈앞에 나타난 모든 현상은 우주적 생명의 일정한 질서와 법칙에 따라 인과로서 나투어진 법신불의 설법이라는 거예요. 부처님은 이미 2천 5백여 년 전에 육신의 몸을 버리셨지만 진리로서의 법신만은 그 이전부터 있어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에 두루 하기 때문에 우리들이 어떠한 삶의 태도로 살아가야 할지 그 지혜로운 처방까지도 내려주십니다.

어떤 멍청한 철학자가 인생이란 무엇일까를 열심히 생각하며 길을 걷던 중에 생각이 하나 떠올랐대요.
“그래, 인생이란 삶이다. 그렇다면 삶이란 무엇일까?”
철학자는 다시 고민을 하다가 시장에 들어가 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뭘 발견했는지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시장을 나왔습니다. 철학자가 본 간판에는 이렇게 써져 있었답니다.
“삶은 돼지고기”

이 문구를 접한 그는, 자신이 지혜가 없고 멍청한 것은 탐심 인연을 참회해야 한다는 당체법문으로 받아들였던 거지요. 깨달음을 얻은 철학자는 나눔과 봉사로 여생을 보냈다고 합니다. ‘꿈 보다 해몽’이라고 했던가요? 어쨌거나 그는 평범한 간판 하나를 참회의 거울로 삼았기에 만년을 환희롭게 회향할 수 있었던 거예요.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수많은 판단과 선택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바리스타의 사소한 선택으로 인해 커피 맛이 달라지듯이 우리의 인생 역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짐을 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아쉽게도 중생은 탐욕에 이끌리고 전도(顚倒)되어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도 마음을 쉽게 내려놓지 못합니다. 그것이 진리에 어긋나지 않는 올바른 선택인지를 묻기 이전에 현실적으로 나에게 얼마나 유리한 것인지를 따지기 때문에 결국에는 어리석은 결정으로 치닫기 쉽다는 거지요.

‘화엄경’의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이란 말에는 한 순간의 선택이 무량겁 동안의 복과 재앙을 좌우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실로 중요한 기로에서는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법이지요. ‘부처님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셨을까’를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현자(賢者)라면 언제 어디에서나 부처님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또 부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지만, 어리석은 중생은 눈이 어둡고 귀가 밝지 못한 까닭에 곁에 항상 계시는 부처님의 모습과 음성을 보지도 듣지도 못하거든요. 마치 손에 횃불을 들고도 불씨를 빌려달라며 온 동네를 누비는 어리석은 아낙과도 같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