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사람들 1

밀교신문   
입력 : 2016-09-01  | 수정 :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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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당문화축제-상

청년불자들의 도전과 열정으로 문화포교에 앞장서다

축제, 공연이라고 하면 모두가 좋아하고 즐기는 야단법석의 장이다. 공연연출가로 일하고 있는 필자가 기획, 연출을 맡고 있는 주요 축제들을 소개하면서, 국내 혹은 해외 유사사례 유명축제들과의 비교분석을 통하여 축제의 발전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또한 기획자, 참가자, 자원봉사자 같은 해당 축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본 축제현장 곳곳의 목소리도 들어보는 자리를 가져보고자 한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 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젊은 진언행자들의 열정이 빛났던 회당문화축제를 먼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울릉도는 한국불교 대표종단인 대한불교진각종 종조 회당대종사의 탄생지이며, 2001년부터 시작한 회당문화축제는 울릉도의 문화복지 증진과 나라사랑의 염원을 담은 국민화합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2016회당문화축제는 창종 70년을 맞아 종단과 국가발전을 위한 금강원 무진서원불사와 독도아리랑 콘서트가 성황리에 회향되었고, 많은 신도들과 관광객, 지역주민들이 축제에 동참하여 해마다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문화축제는 지역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해마다 열리는 지역 공동체적 성격의 행사로 정의되는데,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축제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해마다 1,000여개의 지역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2,000년대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되면서 지방선거와 관련된 지역축제가 무분별하게 늘어나 실패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가운데서도 회당문화축제는 진호국가불사와 문화복지 증진이라는 곧은 철학으로 해마다 발전하는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축제는 크게 관람형축제와 체험형축제로 구분하는데, 회당문화축제는 울릉도 오징어축제와 같이 이를 합친 복합형태로서 울릉도 내 대표 문화축제라 평가되고 있다. 관람형축제는 주로 공연이나 전시 등의 방식으로 주제를 표출하는데, 기획자나 연출가들은 관객들이나 참가자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화두로 삼고 있다.

국내 관람형축제는 여러 분야에서 활성화되고 있는데, 영화분야에서는 올해로 21회째를 맡는 부산국제영화제와 17회째인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한 많은 영화제들이 호응을 얻고 있고, 연극분야에서는 세계3대 마임축제로 우뚝선 춘천마임축제, 야외전시분야에서는 진주남강유등축제 등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특히 음악분야에서의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은 지역주민들이 주축이 되어 2004년부터 시작된 축제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섬에 문화의 힘으로 매년 내외국인이 10만명씩 방문하게 되고, 그 결과 산책로와 체육시설, 휴양림이 만들어지게 되어 관광명소로 재도약하게 된 케이스로, 문화예술분야에서는 축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회당문화축제를 이런 관람형축제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면 비전문가(자원봉사자)의 창의적 생각과 전문가(staff)의 축제 노하우가 합쳐져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자원봉사자들은 기획단계에서 현실 불가능해 보이는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내놓고, 이것이 전문가들의 손을 거쳐 그럴듯한 공연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회당문화축제가 이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험형축제의 기획 포인트는 “오감만족”이다. 참여자들에게 현실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문화적 소재를 흥미롭게 집중시키는 것이 축제의 관건이다.
국내 대표 체험형축제로는 1998년 시작되어 이제는 세계적 체험축제로 평가되는 보령 머드축제와 2003년 시작되어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는 화천산천어축제 등이 있다.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이라는 단점을 지역적 소재를 활용하여 장점으로 승화시킨 작은 아이디어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대단하다고 한다.

체험형축제 측면에서 회당문화축제를 평가해 보아도 가장 큰 장점은 청년불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템 개발과 재료 준비, 홍보, 진행까지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만들어가고, 행사 후 평가를 통하여 전년도 미진했던 부분까지 보완하는 모습에서 축제의 발전 동력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전통적 소재를 현대화시키고 있는 체험프로그램은 대중들에게 인기도 많고, 유소년층에게는 교육의 자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청년불자들의 열정과 더불어 회당문화축제의 또 하나의 장점을 꼽자면 도전정신이다. 어떤 분야에서든 과거의 성공에만 심취하여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는다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말게 될 것이며, 자연스레 쇠퇴하고 만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금강원 무진서원불사의 시도는 새로운 신행문화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참배의 장소만으로만 생각되었던 금강원에서 새로운 불사의 시도로 신행심과 원력을 바로 세우는 일이야 말로 종단 신교도들이 바라던 것이라 생각된다.

또 하나의 새로운 시도는 1900년대 초 울릉도에 강제 이주된 개척민들의 애환을 재조명 하기 위하여 “울릉도 아리랑”이라는 짧지만, 의미있는 공연을 기획하였다. 그 속에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울릉도 개척민의 열정과 회당 대종사의 창교정신이 유사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창종 70년의 중심에서 100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초발심을 재조명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불교계 내에서 진각종을 문화종단이라고 표현하는데 있어서 15년간 이어져 온 회당문화축제가 그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청년층에게는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여겨지는 불교의 선입견을 뛰어 넘어, 청년불자들의 도전정신과 열정을 이끌어내는 종단의 문화포교 정책은 지향해야 할 부분이다.

지금보다 더 발전된 인재양성 불사에 관심을 가진다면, 종단의 미래를 넘어서 한국불교의 미래에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공연연출가 이상종= 1991년 공연기획, 연출 일을 시작하여 1996년 중요무형문화재 122호 연등회의 모태가 된 연등축제의 기술감독으로서 불교계 공연연출의 인연이 되어 2001년부터 이어져 온 회당문화축제, 청량사 산사음악회를 비롯한 다양한 불교계 공연문화의 중심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는 주식회사 스태프미래의 대표이사로서 다수의 불교계 공연과 행사의 연출감독으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 위탁운영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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