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편집부   
입력 : 2016-09-01  | 수정 : 201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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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을 지켜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추운 겨울, 한 보살님이 오랜만에 옷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빨간 목도리를 발견하고는 룰루랄라 목에 두르고 외출을 했대요. 그런데 버스를 타도, 거리를 걸어도 자꾸만 사람들이 자기를 쳐다보는 것 같더라는 거예요. 왠지 목도리가 신경이 쓰여 다시 확인해보니 아뿔싸, 목도리가 아니라 피아노 덮개였던 겁니다. 새끼줄을 보고 뱀으로 착각한 꼴이라고나 할까요? 이처럼 사람의 감각 중에 가장 믿을 수 있는 게 눈이지만, 사람을 가장 많이 속이는 것 역시 눈이랍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게 자신이지만, 또 자신을 가장 많이 속이는 것도 자신이듯 말이지요.

물질시대, 소비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업을 상대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고 제품을 구매한 뒤에 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가 자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쌀과자에 벌레를 일부러 집어넣고 회사에 전화해서는 10만원만 주면 더 이상 일을 크게 만들지 않겠다고 일종의 협박을 해서 돈을 뜯어낸 30대가 덜미를 잡혔습니다. 동일 수법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영세업체에 공갈과 협박을 일삼았는데, 80~90%는 대부분 요구한 돈을 송금해줬다는군요. 이렇게 해서 300여 중소업체를 속여 모은 돈이 5개월 만에 자그마치 3천 5백만 원이었다고 해요. 거미라든가 심지어 구더기까지, 식품에 넣을 벌레를 일부러 모았다고 하니, 정말 돈 버는 방법도 가지가지입니다. 진상도 이런 진상이 다 있을까요?

80년대까지만 해도 상스럽고 막된 일을 하는 사람을 ‘상놈’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쌍놈’이라는 된소리 발음으로 바뀌면서 경멸은 더 심해졌지요. ‘쌍놈’은 들으면 굉장히 기분 나쁜 욕 중 하나였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술집에서 손님을 접대하던 여성들이 일부 상스런 손님들에게 ‘진짜 상놈’이란 욕을 줄여 자기들끼리 ‘진상’이라 부르기 시작했던 거지요. 자기 돈벌이를 위해 남이야 구더기를 먹든 말든 아랑곳 않는 그 인성이야말로 딱 ‘진상’에 알맞은 수준이 아니고 뭐겠어요.

유한양행의 설립자 유일한 회장은 기업인의 양심을 대표하는 존경스런 인물로 만인의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안양 공장에서 약의 생산 과정을 둘러보던 그는 공장장을 불러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갑자기 얼굴을 찌푸리며 약의 성분을 하나하나 점검하는 것이었지요. 그리고는 얼마 후 약품의 생산 자체를 중단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합니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만든 약은 빠짐없이 공장 빈터로 가져오라고 지시했어요. 직원들이 분주히 약 상자를 나르는 것을 지켜본 그는 성큼성큼 빈터로 걸어 나가더니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만든 이 약에는 들어가야 할 성분 하나가 빠져 있습니다. 비록 빠진 것이 하나이긴 하지만 저는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 그것이 꼭 들어가야 하는 성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약을 모두 태워 없애려고 합니다.”
결국 막대한 손해를 무릅쓰고 수백만 개의 약을 직접 불태웠고 직원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돈 몇 푼에 신뢰와 양심을 져버리고 회사의 중요한 정보를 경쟁사에 팔아넘기는 요즘 세태에, 유 회장이 보여준 과감하고도 양심적인 결정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양심을 지키기 위해 어떤 실천이 필요할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과거에는 물(物)을 천대하고 양심을 세웠고 지금은 양심을 팔아서 물(物)을 사고 있다. 그러므로 양심을 세우기 위해서는 심공(心工)을 해야 한다.”(실행론 3-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