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편집부   
입력 : 2016-08-01  | 수정 : 201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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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얼마 전 한반도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주’가 급박하게 확정되면서 분노한 300여 성주 군민들이 서울에 위치한 국방부 청사를 항의 방문했었지요. 그 자리에서 국방부 장관을 대신하여 황 차관이 운을 떼기를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며, 상주에 같이 가려고 했는데…….”라는 발언을 했다가 ‘상주’와 ‘성주’도 구분 못 하느냐는 빗발 같은 질타를 받고는 뒷말을 잇지 못 한 채 자리를 내려온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속담 중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지요. 모음 하나 잘못 발음한 인연의 결과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남의 흠은 쭉정이를 골라내듯 찾아내지만, 자기 흠은 주사위 눈처럼 숨기려 한다”는 『법구경』의 말씀처럼, 사람들은 때때로 남의 허물을 찾아내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해요. 특히나 이번 경우처럼 분노가 극에 달한 군중 앞에서는 두 말할 것도 없겠지요.

먹고 살려면 당연히 입이 있어야 하지만, 상대와 소통하고 살기 위해서라도 입이 절실합니다. 그런데 먹을 때만큼은 크게 입 조심할 일이 없지만, 소통하는데 있어서는 입을 신중하게 열고 닫아야 해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로 인해 꼬였던 일이 풀리거나 얼어붙은 인간관계가 녹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말 한마디 잘못 해서 남의 분노를 사거나 심지어는 삼대가 멸족된 역사도 있거든요. 예로부터 입을 화와 복이 드나드는 화복지문(禍福之門)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직장인이라면 키가 작은 부장님 앞에서 “키가 어떻게 되세요? 귀여우세요.”라고 말한다거나 결혼한 지 꽤 지났는데도 아이가 없는 팀장님에게 “슬슬 아기 만드셔야죠. 너무 형수님만 사랑하시는 거 아니세요?”라고 말한다면 아무리 직장생활을 잘 해왔다 한들, 그 간의 노력이 도로아미타불되기 십상인 거예요. 상대를 통해 자신의 핸디캡이나 콤플렉스, 또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듣는 기분은 누구에게나 곤욕이 아닐 수 없겠지요.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만약 아내에게서 “어머니와 내가 물에 빠졌을 때 누구부터 구할 거예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대답은 뭐라고 해야 할까요? 또는 거꾸로 어머니로부터 “나와 네 아내 중에 누구를 구할 거니?”라는 물음에 답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과연 뭐라고 대답해야 우문현답이 될까요? 정답은 ‘물어본 사람’이랍니다. 그래야 가정이 평화롭다는 거예요. 아내에게 대답 한번 잘못했다가 며칠을 들볶였는지를 생각하면 아직도 등골이 서늘하다는 남편이 한 둘이 아니라더군요.

말을 어떻게 하며 살아야 할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말이 넘치는 것도 병이고 말해야 할 때에 말 안 하는 것도 병이다. 망어가 나쁜 줄만 알고 재앙의 근원이 되는 줄은 모른다. 좋은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필요한 한마디 말을 해야 한다. 좋은 것이라도 많이 이야기하면 싫어하기 마련이다.” (실행론 4-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