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편집부   
입력 : 2016-07-18  | 수정 : 201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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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면 피해보는 세상 아닌가요?

흔히들 “사회생활을 잘하려면 너무 착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곧잘 하잖아요. 왜 그럴까요? 말이 온순하고 행실이 너무 착하면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한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또 자기는 죄 안 짓고 착하게 사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앞서가는 것 같아 딜레마에 빠지는 거예요. 소위 ‘시(媤) 월드(?)’를 대하는 며느리의 마음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시집 간 며느리는 3년간 봉사, 귀머거리, 벙어리로 살아야 한다는 건 옛말이 된 지 오래예요. 요즘 대다수의 며느리들은 ‘착하면 당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란 말이지요.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알고 마구 퍼붓는 시어머니를 자기 인성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고 대 놓고 토로하거든요.

38선, 사오정, 오륙도란 말, 들어보셨나요? 38선은 ‘38세에 순순히 퇴직을 받아들인다’는 뜻이고, 사오정은 ‘45세 정년퇴직’을 의미하며 오륙도는 ‘56세까지 직장에 있으면 도둑’이라는 뜻이랍니다. 부쩍 안 좋아진 경기 탓에 한창 일할 남편이 직장에서 삐거덕거리고 불안하니 맞벌이는 기본이 되었어요. 일과 양육이라는 이중 부담을 떠안은 맞벌이 여성 입장에서는 사회생활하면서 착하다는 건 일종의 사치이며 약점이라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스펙 쌓기와는 무관하게 남들이 던져주는 허드렛일까지 거절 못 하고 떠안게 되는 게 바로 그 착하다는 사람들이더라는 거지요.

그런데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자기표현을 잘 못 하고, 남이 하자는 대로 다 하는, 한마디로 양보심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은 착하긴 하되 어설프게 착한 사람이에요. 아닌 건 아니라고, 힘든 부분은 힘들다고 딱 잘라 말할 줄도 알아야겠지요. 이런 사람은 본인이 착해서 피해를 보는 게 아니라 거절해야 할 순간에도 “No”를 외치지 못해 피해를 보는 겁니다. 한마디로 말해 자비롭긴 하지만 지혜롭지 못한 거예요. 연예인 윤문식 씨가 그러더군요. 귀신은 박복하게 찡그리고 있는 사람에게만 들러붙는다고요. 박복하면서 복을 구하는 것은 저축한 재산도 없으면서 호화롭게 살려 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요? 선택의 여지가 있는데도 굳이 억지로 짊을 맡아 인상을 구길 바에야 이왕이면 좋은 일, 본인이 잘하는 일에 인연을 맺고 회향하시기 서원합니다.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사람의 마음은 언어와 동작과 형상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사람은 나날이 행복하게 되는 것을 싫어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행복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혜 있는 사람이 보면 복되는 것을 구하면서도 그 형상도 행동도 언어도 바루지 않고 있다. 하루 동안의 실천은 하루 동안에 안락과 행복을 가져온다.” (실행론 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