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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670호)

편집부   
입력 : 2016-07-01  | 수정 : 201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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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속에 살아있는 문화 불사되기를…

칠월이다. 해마다 여름 한창이면 종단의 순수 문화회향불사인 울릉도의 음악축제가 열린다. “회당문화축제”인 “독도아리랑”이다. 어느새 16년째다. 지지난해 세월호 사고의 분위기로 열리지 못하면서 횟수는 15회째다. 종단에서 보은(報恩) 회향불사(回向佛事)로 기획된 회당문화축제는 그동안 어려움이 참으로 많았다. 무엇보다 지리적 위치에서 오는 자연적 어려움이었다. 특히 시기적 인연으로 오는 비바람, 즉 태풍으로 인한 어려움이었다. 하지만 불사를 짓는 원력이 커서였을까 한 번도 행사를 거른 적은 없었다.

비바람이 불거나 태풍이 온다 하면 행사를 준비하던 모든 손으로 결인을 하고 ‘옴마니반메훔’ 오직 일심정진 뿐이었다. 신기하게도 불던 바람도 멈추고 내리던 빗줄기도 그치곤 했다. 그만큼 울릉도에 문화 회향불사를 해야 한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다음은 재정에 대한 문제였다. 소요되는 경비가 만만찮았다. 섬지방인지라 장비운송비와 대여비가 육지의 곱은 더 들어가는 것이다. 종단의 본예산 대비 너무 많은 비용이었다. 종의회의 심의과정에서의 어려움은 물론이고 전국 스승님들의 반대도 제법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섬지방인지라 모두가 마음은 있어도 동참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울릉도에서 전국의 관광객들이 느끼는 그 가슴 벅찬 분위기를 공유할 수가 없었다. “회당문화축제가 굳이 울릉도에 집착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주장들이 많았다. 당연한 반응이었고 인리가 있는 주장들이었다. 이 외에도 몇 번이고 도중하차 할 뻔 한 일들을 안은 채 15회를 맞이하였다. 창종 70년에 열리는 뜻깊은 문화 불사다. 이제 종단이 가야 할 길이 진각의 문화를 다른 이들과 함께 만들고 사회 속에 그 뿌리를 내려야 하는 것이다.
사성지 성역화 불사가 추진되고 그중에서 총인원 성역화불사가 준공단계에 들어섰다. 수행정진이나 모든 불사의 구경은 회향이다. 일체중생과 함께하는 것이다. 더욱이 큰 불사일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인정해주는 불사가 되어야 한다. 이제 종단의 방향은 대중 속에 드러내는 것이다. 사회 속에 나타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불사는 우리 자신이 하는 것보다 우리를 알고 있는 다른 이들이 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문제는 그 다른 이들이 우리를 좋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종파 사람들이 좋아하고, 이웃종교 사람들이 좋아하고, 종교를 가지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야 한다. 그것은 함께하는 문화 불사가 그래도 좋다. 종교적인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교육,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즐기고 이해하고 분석하고 평가해서 자연스럽게 인정해주는 그런 모습이 이제는 절실히 필요하다.

사실 문화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거나 단시간에 조성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고 수많은 과정과 경험이 바탕이 되고,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분위기도 필요하다. 우리끼리 아무리 좋아해도 그것은 작은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공유하며 통할 때, 우리는 대중 속에서 우리를 인식할 수 있고, 사회 속에서 우리를 세울 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