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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처럼 빛나는 생활지침

편집부   
입력 : 2016-06-16  | 수정 : 201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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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반난, 밥 먹기 어렵다·김진태·불광출판사·16,000원

"동양의 옛 시문(詩文)은 오랜 세월 닳지 않고 빛나는 것 중 하나다. 비교하자면 은은한 달빛과 같다. 먼 길 가는 나그네의 발 밑을 비춰주고 가슴속 찬바람을 부드럽게 덮어주며 위무하는 달빛. 나그네 머리 위에 동실 떠 있는 그 달을 닮았다. 삶에서 만나는 온갖 감정을 독서와 사색으로 다스리며 써 내려간 정수의 언어이기에 언제나 유효하다."

'긴 인생 길 위에 꽃잎으로, 봄비로, 서늘한 바람으로 내려앉은 옛 시문의 향'을 담아낸 '흘반난, 밥 먹기 어렵다'(불광출판사)는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옛 글을 찾아 읽고 생각을 덧붙인 소회를 모아 엮은 것이다. 법조인으로서 인간사 애환을 바라보며 느껴야 했던 번민과 소란한 마음을 스스로 달래면서, 다른 이들도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데 도움을 주어 온 누리에 자비와 평화가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펴낸 것이다.

저자는 법조인으로서 자칫 메마르고 관성적으로 흐를 수 있는 마음가짐을 시로 다스리고 사색의 깊이를 더했다. 검찰총장의 자리에 오른 뒤 가진 첫 간부회의에서 소동파의 시가 적힌 종이를 나눠주며 자리가 사람을 빛나게 하는 게 아니라 어느 자리에 있건 최선을 다하면 그 자리가 빛나는 것이라는 뜻을 시로 전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밥 먹고살기 힘든' 인생의 구비마다 시문을 쓴 당사자들이 그들의 처한 상황에서 선택하고 포기하며 쏟아냈던 126편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