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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668호)

편집부   
입력 : 2016-06-01  | 수정 : 201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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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을 세우자

세상에는 해야 할 일들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있다. 작금의 현실을 보면 본말에 대한 의식이 없어서 벌어지는 일들이 너무 많다. 강남역의 살인사건이나 지하철 알바생의 죽음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고, 가슴 아픈 일이다. 이러한 일들은 근본적으로 생명경시 풍조나 물질 만능 시대의 대표적인 일들이다.

삶의 근본이 무엇이지 생각하지 못하는 것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일이다. 가정에는 가정의 노선이 있고, 사회에는 사회의 노선이 있다. 장사에도 노선이 있고 정치에도 노선이 있다. 열차가 레일을 벗어나면 제대로 달릴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하고, 사고로 이어져서 사람이 다치고 생명이 손상하게 된다.

가정에도 노선을 잃어버리면 부부의 관계가 깨어지고 부모·자식간의 관계가 은혜가 아니라 원수로 바뀌어버린다. 남편은 남편의 노선을 세우고, 아내는 아내의 노선을 세울 때, 부부의 사랑이 익어가고 자식의 창성과 가정의 평화가 이루어진다.

사회에도 개인은 물론 조직이나 단체가 각각의 노선을 바로 세울 때 서로가 상생하는 생명력을 키워나간다. 장사도 마찬가지다. 사업자나 기업이 각자의 노선이 분명할 때 서로가 어우러져 상도덕이 확립되고 경제의 발전을 이룰 수가 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정치인이나 정당이 각각의 노선을 분명히 할 때, 정치인은 올바른 역할을 하고 정당은 폭 넓은 정책을 세워서 국가를 발전하게 하는 바른 도덕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 작금의 가슴 아프고 황당한 현상들은 우리 모두가 노선을 잃어버린 결과이다.

노선을 세워야 한다. 노선은 위에서부터 세워야 하며, 배운 사람부터 세워야 한다. 노선은 가진 사람이 먼저 세워야 하며, 건강한 사람부터 세워야 한다.

과학기술은 발달하고 의술도 좋아지고 있지만 질병의 종류도 많아지고 병든 사람도 더 많아지고 있다. 마음의 노선도 없고, 음식을 먹는 노선도 없기 때문이다. 마음을 바로 쓰고 음식을 바로 먹으면 건강은 지키기가 쉽다. 마음도 제멋대로 쓰고 음식도 제멋대로 먹는다면 어찌 건강한 몸을 만들 수가 있겠는가? 마음을 씀에도 노선이 있고, 음식을 먹음에도 노선이 있어야 한다.

종교에도 노선이 필요하다. 아무리 종교가 좋다 하더라도 모든 종교를 모두 신행하는 것은 노선이 없는 것이다. 노선이 없는 신행은 혼란을 야기하고 번뇌를 가중시킨다. 노선이 없는 삶을 외도(外道)라고 한다. 우리들의 삶에 재앙이나 환란, 우환이나 질병이 모두 외도에서 일어나고 외도에서 생긴다. 작금의 현실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은 노선이 없기 때문이다.

종교인은 종교인대로,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경제인은 경제인대로 노선을 세우자.

어둠을 물리치는 방법은 빛을 밝히는 것이다. 세상의 힘들고 어려운 일들, 좋지 못한 현상들을 없애는 방법은 밝은 마음을 가지고 바른 행동을 하는 것이다. 나쁜 것을 없애는 것은 좋은 것을 행하는 것이고, 그릇된 것을 없애는 방법은 옳은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인륜도덕이 무너지고 사회의 질서가 무너진 원인은 개인이나 가정, 단체나 사회의 노선이 무너진 것이니, 부분을 붙들고 욕하고 질책하고 서로 미워하고 원망하지 말고, 개인은 개인대로 단체는 단체대로 가정은 가정대로 삶의 올바른 노선을 세우자.

종교에는 종지(宗旨)를 세워야 하고, 개인은 지조와 정조를 바로 세울 때, 우환이나 질병, 재앙이나 환란은 물론, 살도음(殺盜淫)의 범죄도 소멸되어갈 것이다. 상생의 삶은 서로가 올바른 노선을 세울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