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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666호)

편집부   
입력 : 2016-05-02  | 수정 : 20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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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원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생노병사의 문제는 인생살이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일찍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출가 고행 하신 원인도 바로 생로병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생로병사의 문제는 큰 변함이 없다. 그리고 노병사의 문제는 백세시대에 접어든 작금의 현실에는 더욱 큰 문제로 다가왔고,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된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대가족제도에서 핵가족제도로 바뀌고 다시 1인 2인의 개인주의 형태로 바뀌어가는 현실 앞에 늙고 병들고 죽는 문제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큰 문제이다.

종단은 일찍부터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스승 노후봉양기관인 “기로원”을 운영해왔다. 선배스승님들의 선견지명이었다. 여러 종교나 불교계에서도 부러워하는 제도였다. 그러나 시설이나 주변 환경을 보완하거나 불편한 제도의 개선을 제때 하지 못하고, 기본적인 공간 시설이 독신자 중심으로 되어 있다 보니 퇴임한 부부 스승들은 쉽게 이용하지 못하는 시설이 되었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부부 스승은 경제적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면서도 각자 공간을 마련하여 생활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기로원이전은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고려하거나 몇 가지 운영의 합리성만 추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향후 10년 안에 많은 스승들이 현직교화에서 퇴임한다. 대부분의 스승이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하지 않다. 퇴임 후 거주와 생활에 대한 걱정 없이 최선을 다해 교화에 용맹정진할 수 있도록 미리 기로원을 확충하고 정비해야 한다.

기로원 운영의 형태도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본래 하나의 공간 속에 퇴임하신 스승님들이 모두가 함께 생활하는 형태로 출발을 하여왔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생각도 해 봐야 한다. 퇴임하시는 지역이 각각 다르고, 활동지역도 다르니, 기로원의 위치도 교구마다 마련을 해서 다양하게 거주하고 생활해가는 형태도 고려해야 할 문제이다. 더욱이 공동체생활을 중심으로 수행하고 교화하는 형태가 아니라 개인적인 수행과 개인적으로 각 심인당 교화를 해가는 종단 구조상, 퇴임 후의 생활도 그러한 연장선에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도 생각해보아야 하겠다.

서로 머리를 맞대어 의견을 나누고 고민하여 가장 원만한 방향으로 기로원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가야 한다. 기로원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하게 정비해야 할 과제다.

그리고 이 기로원에 대한 문제는 행정을 하는 몇몇 스승들에게 책임을 맡기는 문제를 넘어서서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서원을 하고 준비를 하여야 한다.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있으면 개인적으로 노후 준비를 할 수밖에 없고, 주거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재정을 마련하다 보면 여러 가지 사심도 발동할 수밖에 없다. 현장교화는 물론 퇴임하여 열반할 때까지 오직 교화자로 생활할 수 있도록 기로원에 대한 관심을 모두가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