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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 많이 먹고 있나요?

편집부   
입력 : 2016-04-01  | 수정 : 201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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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의 손잡이는 왼쪽에 있나요? 아니면 오른쪽에 있나요? 정견이란 바르게 본다는 것입니다. 바르게 본다는 것은 지혜로움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나의 지식과 경험으로 나의 견해를 굳건히 지켜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지식과 경험으로 아무리 내가 옳다고 해도 그 생각을 내려놓을 줄 아는 것이 정견입니다. 내 생각이 분명 옳다고 해도 그러한 견해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지혜입니다. 내 생각을 고집하는 것이 자주(自主)정신이 아닙니다. 내려놓을 줄 알면 우주 삼라만상이 모두 내 것입니다. 내가 이 우주의 주인입니다.

자~~ 이제 컵의 손잡이는 어디에 있나요? 누군가는 왼쪽도 아니고 오른쪽도 아니고 바깥쪽이 정답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바깥쪽이 아니라 안쪽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행복할 때보다 힘들 때가 더 많은 것이 우리의 인생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힘든 그 순간도 우리의 인생입니다. ‘스트레스는 인생의 동반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스트레스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힘들 때일수록 더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내 인생의 주인 됨의 마음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주인공은 늘 밝습니다. 긍정적입니다. 어떠한 고난도 이겨나가는 불굴의 의지를 보입니다. 주위 다른 사람들에게도 행복에너지를 퍼트립니다. 그래서 주인공입니다. 주인공과 맞서있는 인물들은 늘 어둡습니다. 자기 자신을 스스로 괴롭힙니다. 늘 불안합니다. 만족할 줄 모릅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불행에너지를 전파합니다. 

한 유머작가의 말입니다. ‘스스로 깨고 나오면 병아리, 남이 깨면 프라이!’ ‘스스로 고치를 깨면 나비, 남이 꺼내면 번데기!’ ‘스스로 머리 깎으면 출가, 끌려가서 깎으면 감옥!’ ‘스스로 팔굽혀 펴기를 하면 운동, 남이 시키면 기합!’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해 봅니다. ‘스스로 염송하면 명상, 남이 시켜서 하면 번뇌 망상!’

인생은 즐거운 마음으로 한판 즐기고 가야 합니다. 공부하는 것도 일하는 것도 염송하고 불공하는 것도,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 않던가요?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일을 할 때도 놀이처럼 하고, 요리를 할 때도 놀이처럼, 빨래를 할 때도 놀이처럼, 청소도 놀이처럼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돈 때문에 먹고살기 위해서 할 수 없이 하는 일은 고통이자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놀이처럼 염송을 하고, 놀이처럼 불공을 하고, 놀이처럼 수행을 해야겠습니다. 그래야 내 인생에서 내가 주인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내가 주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스트레스가 적습니다. 스트레스가 있어도 좋은 스트레스입니다. 주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니 엄격하게 이야기하면 행복할 줄 아는 사람이며 행복을 만들어 가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을 전해주는 사람입니다. 

종조 회당 대종사께서도 믿음이 굳게 서 있는 사람은 심인당에 나오는 것을 즐기는 사람임을 강조하시며, 환희한 마음으로 행하라는 가르침을 다음과 같이 주고 계십니다. “환희한 마음으로 행하면 하나 심어 열이 된다. 이것이 수희심(隨喜心)의 공덕이다. 따뜻한 마음이 모이면 찬 마음이 떠난다. 보이지 않는 곳에 뿌린 선행의 종자가 축적되어 운명이 개선된다. 고(苦)가 있어도 그것을 능히 이겨 나가는 것이 수행이다.”(실행론: 3-3-7)

몸이 아프고 병이 나면 몸을 쉬어주어야 하듯이 마음이 아프고 병이 나면 마음을 쉬어주어야 합니다. 몸에 탈이 생기면 몸을 다스리고 마음에 탈이 생기면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이야기이지만 몸이 아플 때면 마음을 먼저 다스릴 줄 알아야 합니다. 몸이 아프고 병이 날 때 마음을 쉬어주면 몸이 훨씬 편해집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내려놓을 줄 알면 몸도 마음도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몸에 병이 생겼다 함은 그 이전에 마음에 먼저 병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세포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내 마음이 힘이 들고 괴로우면 내 몸의 세포가 아프고 병들기 시작합니다. 암세포도 그렇게 병든 세포들이 덩어리가 되어서 자라나고 뭉쳐진 것들입니다. 이러한 원리를 알면 암세포도 내가 만든 것이기에 내가 다스릴 수 있습니다. 먼저 무언가에 집착하고 붙들려 힘들고 괴로워하는 내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히 쉬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보다 더 적극적인 치료법과 치유법은 그냥 마음을 내려놓고 쉬기만 하는 것보다는 욕심과 미움과 원망으로 내 스스로를 괴롭힌 자신을 참회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자비심 가득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서 기도하고 주위 사람들의 은혜에 대해서 한없는 고마움을 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참회의 눈물과 따뜻한 희사의 마음은 암세포 덩어리까지 녹여내고 내 몸의 병든 세포들을 치유하고 건강한 세포들로 바꾸어 나갈 수 있습니다. 사랑과 자비와 희사의 따뜻함이 내 마음과 몸을 치유하는 가장 강력한 약이 됩니다.

우리 모두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우리가 습관 들여야 할 세 마디의 보약입니다.

보성 정사/안산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