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23

편집부   
입력 : 2016-03-16  | 수정 : 201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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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풀 게 없는데 뭘 베풀어야 하지요? - (2) 안시(眼施)

돈 안 들이고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방법인 무재칠시(無財七施) 중에서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안시(眼施)’입니다. 얼굴은 얼(영혼)이 지나다니는 굴이요, 눈은 마음의 창이라지요? 면접심사관들은 사람을 볼 때 주로 눈빛부터 본대요. 그것은 눈빛만 봐도 그 사람의 내면에 어떠한 것들이 담겨 있는지 조금은 보이기 때문이랍니다. 만약에 면접에 응시하는 사람이 잠을 못 잤는지, 아니면 누구랑 싸워서 얻어터진 건지, 두 눈이 밤탱이(?)가 되어가지고 앉아 있다면 그 사람을 누가 뽑아 주겠어요? 눈에 힘과 생기가 있어야 해요. 밤낮없이 핸드폰으로 게임 한답시고 잠을 설치고 피곤에 절어 다크서클이 생긴 핏발 선 눈으로 살면 안 되겠지요.

또 불안한 눈빛으로 살아선 안 돼요. 두렵고 긴장된 사람의 눈빛은 언제나 평온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를 무한 반복합니다. 이런 눈으로는 상대를 편하게 해 줄 수 없어요. 부부끼리도 서로가 눈을 자꾸 마주쳐 줘야 상대도 그 기운을 받아 기가 사는 법이잖아요. 밥 한 끼를 먹더라도 서로 눈도 안 마주치고 건성건성 먹으면 그 날 하루가 불행한 겁니다. 또 상대를 한 번 쳐다보더라도 이왕이면 사랑스럽고 따뜻하게 토끼 눈으로 바라봐야지, 찍어 넘길 듯이 도끼눈으로 쏘아보면 안 되는 거예요. 자꾸 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상대를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는 습업 때문에 내 눈이 점점 옆으로 째지는 것 아니겠어요? 

특히 명절 때 시어머니들, 며느리한테 좀 잘 해주세요. 딸한테는 끔찍하면서 며느리는 못 잡아먹어 안달이니 고부갈등이 생기지요. 명절 때 부부가 시댁에 왔는데 남편이 바지 하나를 빨 게 있었지만, 음식 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부인에게 차마 부탁을 못 하겠더래요. 그래서 욕실에서 그걸 혼자 빤다고 빨랫비누로 척척 문대고 있는데 하필 그걸 또 어머니가 봐 버린 거예요. 바빠서 그러려니 하면 되는데, 아들 둔 어머니 심정이 그게 아닌 거지요. 며느리 들으라는 식으로 “아들, 네가 왜 바지빨래를 하니, 얘 보고 하라 하지!” 하고 큰소리로 고함을 치시더라는 겁니다. 손을 놀고 있던 것도 아니고, 며느리 입장에서는 얼마나 서러웠겠어요? 호칭도 그래요. 며느리를 가리킬 때 “얘”라고 하면 듣는 며느리가 기분이 좋겠어요? 겉으로는 아무 말 안 하겠지요? 하지만 뒤돌아서면 시어머니 귀가 간지럽게 되어 있어요. 시어머니라도 친정어머니와 같은 포근함으로 내 딸 대하듯 토닥여주는 ‘안시’를 자꾸 베풀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 딸이 시집가서도 똑같은 과보를 안 받을 거 아녜요?

고부간 갈등, 시어머니의 입장에서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며느리를 우리 집에 데려 왔으면 우리 식구이고 딸을 남의 집에 시집보냈으면 남의 식구이다. 그러니 딸을 잊고 우리 식구인 며느리를 가까이해야 한다. 며느리를 밀어내고 외도를 가까이하면 아들이 잘 안되고 딸은 그 집에서 못 살게 되고 혼자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딸은 잘났다고 하면서 사위의 흉을 보면 그것은 곧 딸의 인격을 낮추고 그 집안의 위신이 손상되니 자기 집에 나쁜 결과가 온다. 며느리 흉을 자꾸 보면 아들의 위신이 깎이고 자신의 잘못이 더하게 된다. 그러니 망어로 인해 집안에 우환 곤란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실행론 5-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