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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체법의 이해

편집부   
입력 : 2015-11-16  | 수정 : 201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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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종을 창종한 회당 대종사는 자신의 대각을 바탕으로 밀교의 사상을 수용하여 진각종의 교학과 사상체계를 세웠습니다.

특히 법신불의 설법에 관한 회당의 견해는 당체법이라는 새로운 가르침으로 정립되어, 종단에서 오랫동안 신행되고 있습니다. 회당의 당체법은 밀교의 법신설법에 기초한 불교 교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교리적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당체법은 「실행론」과 「종조법어록」에서 그 내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체법문은 법신불의 설법을 법문으로 받아들이는 수행자의 입장에서 본 견해이고, 법신불의 입장에서는 당체설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체설법은 법신불에 의하여 가지되는 객관적 사실과 체험, 그리고 그 배경이 되는 진리를 바탕으로 합니다. 그리고 당체법문은 이러한 객관적 사실을 수행자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주관적 체험의 성격을 가진 용어입니다. 이렇듯 당체설법과 당체법문은 부처님과 수행자라는 차이에서 붙여진 용어이며, 이를 통틀어 당체법이라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당체법이라는 용어에는 법신불의 당체설법과 수행자의 당체법문이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법신불의 당체설법을 법문으로 체험하는 통로는 심인입니다.

비로자나불의 성품이 수행자에게 완전히 드러난 마음을 심인이라 합니다. 비로자나불의 성품을 개체적으로는 자성법신이라 하고, 본체적으로는 법신불이라 합니다. 심인을 완전히 밝히면, 우주법계 삼라만상이 법신불의 설법상인 삼매야상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설법이 당체법인 것입니다. 법신불의 당체법은 진리를 현실을 통하여 설법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문자경전은 진리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문자경전과 당체법은 시공의 차이를 둔 진리법을 똑같이 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체법은 진각종의 법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신불의 당체설법을 수행자가 자신의 당체법문으로 체험할 때, 수행자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회당은 법신 비로자나불을 교주로 하고, 당체법을 법보로 세우고, 육자진언을 신행의 본존으로 받들어, 육자관으로 삼밀수행 할 것을 가르쳤습니다.

당체법은 불교의 어떤 이론적 원리를 바탕으로 인용되었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체법은 법신불에 의하여 가지되는 객관적인 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석존의 4성제와 8정도를 기초로 하여 12연기와 인과법, 그리고 화엄의 법계연기를 종합적으로 포함한 바탕 위에서, 밀교경에 나타나는 비로자나불의 삼밀활동을 더하여 당체법의 원리를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실행론」에서 설하는 법신불의 당체법을 이해하고자 하는 수행자는 마땅히 불교의 근본 가르침을 이해하여야 하며 삼밀수행을 통하여 ‘정견(正見)’이 되어야 법신불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각교전」에 당체법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시방삼세 나타나는 일체 모든 사실과 내가 체험하고 있는 좋고 나쁜 모든 일은 법신불의 당체로서 활동하는 설법이라 밀은 색을 이로 하여 일체 세간 현상대로 불의 법과 일치하게 체득함이 교리이니 체험이 곧 법문이요 사실이 곧 경전이라.”

이 내용을 시방삼세 현실에서 나타나는 모든 사실과 체험은 인과와 연기에 따라 가르침을 주고자 하는 법신불의 설법상이라고 이해하면, 현상세계의 일체 모든 사실은 법신불이 설법하고 계시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중생들은 이 설법을 자기업장에 가려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비밀스럽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생들은 삼밀수행을 실수(實修)하여 불의 삼밀과 일치하게 마음 밝히는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수행을 통하여 심인이 밝아진 후에는 비로소 비밀스러웠던 법이 색상 현실 세계에서 부처님의 진리법과 일치한다고 체득하게 됩니다.

수행자들이 부처님의 법과 일치하게 체험 증득하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삼밀과 중생의 삼밀을 일치시켜야 하고, 이러한 경지에 다다르면 자기중심적인 집착과 번뇌를 없애고 현상세계를 바로 볼 수 있는 정견(正見)의 눈이 뜨이게 됩니다. 정견이 되면 현실에서 겪는 체험들이 어떤 연관성에서 일어난 법문인지, 인과와 연기를 통하여 판단하고 이해하여 자신의 참모습을 바로 알고 법신불의 가르침을 이해하게 됩니다. 중생들이 법신불의 가르침에 따라 자신의 허물과 결점을 제거하고 완전한 인격을 형성하게 될 때까지 법신불은 중생들 주위에서 계속 설법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체법을 이해하게 되면 부처님의 은혜에 저절로 고마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불자여러분! 당체법을 이해하여 완전한 인격을 형성하고 복과 지혜가 원만구족하기를 서원합니다.

효명 정사/명륜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