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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에 대한 극적인 증언

편집부   
입력 : 2015-09-01  | 수정 : 20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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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에 심폐소생술이 개발되면서 ‘죽었다’가 되살아난 사람들이 많아졌고, 임사체험자들도 늘어나게 되었다. 초기에는 체험사실을 숨기기도 하고 환각 정도로 치부되었으나 1975년 체험사례를 모은 책 『삶 이후의 삶』(Life after Life)이 나오면서 세상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공통된 체험 내용은 육체로부터의 이탈, 터널 통과, 환한 빛의 세계, 죽은 가족이나 천사와의 만남 등이다. 대부분의 임사체험담은 심장이 멈춘 후 생물학적 사망에 이르기 전인 4분 이내에 이루어진 내용들이어서 곧 진부해졌다.   

그런데 차원이 다른 임사체험이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주인공은 하바드대 메디컬스쿨에서 15년간 교수와 의사로 근무한 이븐 알렉산더 박사로 뇌의학 권위자이면서 신경외과 전문의 이다. 2008년, 그는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이란 희귀병으로 의식을 주관하는 뇌 부위가 완전히 손상된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기적적으로 7일 만에 깨어났다. 그 시간 동안 그는 “온갖 형용사를 다 나열한다고 해도 미치지 못할 아름다운 세상”을 경험했고, 그 과정을 『나는 천국을 보았다』(Proof of Heaven)란 책으로 펴냈다. 여느 임사체험과는 깊이가 달라 뉴스위크를 비롯한 많은 언론의 조명을 받았고 지금 그는 그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알렉산더 박사는 여느 뇌과학자들처럼 뇌가 의식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했지만 체험 이후에는 뇌와 영혼이 따로 존재한다고 믿게 되었다. 삶은 육체나 뇌의 죽음과 더불어 끝나는 게 아니며, 이 생의 삶은 영적 존재가 인간을 체험하는 일인 것이다.

그의 천국 체험은 언어로 표현되기 어려운 느낌의 세계였다고 한다. 모든 인식은 구태여 전달의 과정이 필요없이 직관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만큼 그 세계는 실제였고, 그에 비하면 오히려 이 생의 삶이 환상이라고 했다. 독실하지는 않지만 성공회 신자였던 만큼 경험을 언어로 표현한 방식은 다분히 기독교적이고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천국을 안내한 여자가 끊임없이 전한 느낌을 한 마디로 “조건없는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서는 자신의 경험이 특정 종교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겪은 신은 분열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그런데 그의 이 주장은 그의 책 속에 극적으로 입증되어 있다. 신은 그와의 사이에 일체의 틈이 없이 가까운 존재로서 “나는 하나님을 옴Om이라는 대명사로 지칭하려 한다. 내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에 쓴 글들에서 이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 하나님과 관련하여 내가 들었다고 기억한 소리가 ‘옴’이었는데, 그 어떤 단어로도 사실상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옴’이라는 말이 불교 용어임은 한참 후에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신재영
위덕대 교육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