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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647호)

편집부   
입력 : 2015-06-17  | 수정 : 201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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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 동력 승화할 때

제69회 창교절을 맞았다.
불교흥왕으로 밀교를 중흥하고 현세정화와 심인현현을 개종이념으로 해서 진각종문을 연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창교이념을 다시금 되새기며, 그 뜻을 좇아 진언행자들의 자세를 가다듬을 때다.

진각종은 창교 이후 종단의 면모를 가다듬으며 회당대종사의 가르침을 오롯이 받들어 유지발전시키고 교세를 확장하면서 진언행자들의 신심을 증장시켜 왔다. 일선에서 불철주야, 노심초사 정진의 고삐를 다잡으며 교화에 여념이 없었던 스승들과 신교도들의 동참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종단은 또 여러 차례에 걸쳐 제2 창종의 기치를 드높이고 종조정신을 회복해 발전을 거듭할 새로운 전기를 모색해오기도 했다. 그 열기는 창교 40주년을 맞으면서 정점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 내적 안정과 외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해온 안팎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온 결과다.

얼마 있지 않으면 창교 70주년을 맞게된다. 이제는 그동안 모색하고 추구해왔던 역량을 결집해 교화발전을 위한 내적 동력을 재확인하고 에너지로 승화시켜 실제적인 모델을 제시해야 할 때다. 희사와 염송, 참회 등 핵심키워드와 종단의 특장이라 할 수 있는 검소하고 간소한 생활의례를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편을 내놓아야 한다. 스토리텔링을 하거나 매체를 통해 노출하는 등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진언행자들끼리 좋아하고 찬탄할 일만이 아니라, 어느 누구나 생활 속에서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중포교의 꽃은 그 곳에서 새롭게 피어날 수 있다.

시민의식 발현돼야

메르스. 중동호흡기증후군이 문제다.
전파력을 가진 바이러스로 인해 국민들의 걱정이 심각하고, 생활환경이 취약해졌으며, 그로 인한 경제상황이 우려될 정도다. 외출을 삼가고 모임을 기피하는 양태로 번지면서 불교계의 각종 모임이나 행사도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사태를 빚고 있다. 가히 메르스감염이 전방위적이다.

진각종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6월 13일 열기로 했던 서울교구 신행문화제를 잠정적으로 유보하면서 연기한 상태다. 진기 69년 창교절을 기념해 연합법회도 계획했으나 취소했다. 신교도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사회분위기와 국민정서를 감안한 조치다. 불교계에서는 당초 6월 8일부터 10일까지 용주사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36차 한일불교문화교류회의 한국대회를 가을께로 연기했는가 하면, 단체나 사찰을 중심으로 한 각종 회의와 행사에도 일파만파 파급되고 있다. 일부 사찰에서는 법회에 동참하거나 방문을 하는 인원도 현저히 줄었다는 보도가 있다.

조심하고 주의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정부나 관계당국의 조치에 순응하면서 스스로 삼가는 자세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시민의식의 발현은 이런데서 드러나는 것이다. 하루 빨리 이 사태가 진정되고 본래의 분위기를 회복하기 바랄 뿐이다.

단순한 두려움이나 걱정만 할 일이 아니라, 조심하는 마음으로 번잡한 마음을 떨쳐내고 난국을 이겨낼 시민의식과 자성을 되찾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