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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우리말 화엄경 독송

신민경 기자   
입력 : 2001-05-21  | 수정 : 200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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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룬 후 맨 처음으로 설법을 한 가르침을 엮은 경전인 '화엄경'. 적어도 열 번씩 되풀이되는 많은 교설과 비유로 방대하고 불·보살의 경계를 보이고 있으나 그러한 특징이 바로 대중들에게 있어서 화엄경을 가까이 하는데 장애가 되어 온 걸림동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역주자 현석 스님은 이 점 때문에 다른 경에서 볼 수 없는 좋은 내용들이 많음에도 그 양이 너무나 방대하여 옛날 책으로 80권이나 되니 한번 읽으려 해도 일반인으로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소장용으로만 간직하고 있는 실정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화엄경의 요긴한 내용을 간추려 독송용으로 내놓았다. 기존에 나와 있는 독송용 화엄경이 전품의 내용을 다 소개한 것이 아니거나, 화엄경 내의 위상에 따라 크게 생략한 부분이 있는데 반해 이 책은 화엄범계의 이치를 빠뜨리지 않고 수지독송할 수 있도록 우리말로 풀이하고 조사와 어미 하나에도 독송하는 데에 걸림이 없도록 배려했다. 형식상 크게 서분·정종분·유통분으로 나누고 내용상 믿음과 이해·수행·증득으로 나누어 '화엄경 약찬게'와 같이 병행하면 전체의 구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각 품마다 품의 이름 풀이와 설하는 까닭, 주제와 취지를 설명해 놓아 화엄경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 한 역주자의 배려를 엿볼 수 있다. 현수품에서 "무수한 부처님 처소에서 억 겁 동안 시중 들어도, 이를 잘 수지 독송하는 복이 최고 낫네"라고 이른 것처럼 현석 스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애써서 읽으려고 억지로 할 것 없이 그저 손에 닿는 대로 한 품씩 순서에 구애받지 말고 읽다보면 어느새 53선지식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 선재 동자가 되어 있는 자신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석 역주/우리출판사/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