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밀교신문   
입력 : 2015-05-01  | 수정 : 201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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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은 왜 하나요?

‘시시불공(時時佛供) 처처불공(處處佛供)’의 뜻은 그런 것이죠. 나날이 불공 아닌 날이 없고, 곳곳이 심인당 아닌 곳이 없는 거예요. 내 머릿속 생각이 현재, 즉 호흡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머물게 되면 그건 ‘불성(佛性)’, 즉 부처님 성품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지나간 과거나 먼 미래에 발을 동동 구르는 마음이 되어 가지고 ‘어떡하지…….’ 하고 걱정이 앞서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마음이 조마조마해져요. 그런 마음이 되면 이미 호흡이 불규칙해지죠. 불규칙한 호흡으로 살게 되면 그건 ‘중생심’이 되는 거예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어떨 때 호흡이 불규칙하게 뜁니까? 운동할 때요? 네, 물론 그렇지요. 하지만 운동할 때의 호흡은 적어도 당당하고 자연스런 호흡입니다. 그와는 달리 우주 진리로 계시는 법신부처님의 주파수와 내 주파수가 맞지 않아서 ‘치지직’ 하고 잡음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호흡도 ‘진리에 어긋나는 호흡’이라는 게 있거든요. 어떨 때 그렇습니까?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거나, 해서는 안 될 말을 할 때, 또는 진리에 어긋나는 악한 마음을 먹을 때, 다시 말해 삼밀이 아닌 신, 구, 의 삼업을 행할 때 우리의 심장은 그 박동이 빨라지면서 호흡이 가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회당대종사께서 말씀하셨던 ‘자성중생 제도’는 쉽게 말해 내 호흡을 바꾸는 거라고도 할 수 있는 거예요. 불교심리학인 유식학에서 말하는 ‘전식득지(轉識得智)’가 뭡니까? 미혹한 업식을 바꿔서 깨달음과 지혜를 얻는 게 바로 ‘전식득지’, 즉 ‘미(迷)를 전(轉)해 각(覺)을 얻는 이치’거든요. 매사에 어둡고 감사할 줄 모르는 내 마음을 과감하게 바꾸어서 현재에 충실하고, 현재에 감사하고, 현재에 은혜로운 마음으로 변화시켜 가려면 삼업을 삼밀로 바꿔가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 호흡을 가지런히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불공이고 염송이며, 또 ‘마음공부’인 거지요.

며칠 비워둔 방 안에도 금세 먼지가 쌓이는데, 돌보지 않은 우리 마음 구석인들 오죽 하겠습니까? 누군가의 말처럼, 산다는 건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일는지도 모릅니다. 가지고 싶고 누리고 싶은 욕망〔貪〕, 누군가를 증오하고 원망하는 마음〔嗔〕, 또 자기 견해에 집착하여 진리에 순응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마음〔癡〕. 이러한 세 가지 독이 되는 마음〔三毒心〕은 현대인들에 있어 이미 미세먼지 수준입니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에요. 

밀린 방 청소는 갑자기 하려 하면 힘이 듭니다. 빨래도 그렇잖아요? 조금씩 자주 세탁을 해 줘야 힘을 덜 들이면서도 청결을 유지할 수 있어요. 불공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성일 한 주만 빠져도 우리 마음은 탐, 진, 치 삼독의 먼지로 수북해지지 않을까요? 매주 자성일 불공에 빠지지 말고 동참하여 미리 미리 복을 짓고 행하는 진언행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고행은 세상에 살면서 받게 될 고통을 미리 수련하는 것이다. 과거의 위인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이켜 보면 하나같이 타인을 위해 자기는 고통을 받으며 희생한 결과였다. 관행자는 정진의 끈을 끊어버리지 말아야 한다. 물에 빠진 자가 육지에서 내려주는 밧줄을 잡고 올라가다 밧줄을 놓아버리면 육지에 채 올라오기도 전에 물에 잠겨 버린다. 우리가 정진의 끈을 끊어버림도 이와 같다.” (실행론 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