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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자유인의 초상

편집부   
입력 : 2015-01-12  | 수정 : 201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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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삶은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이상이다. 자신을 옭죄는 제도와 관습, 타인의 평가로부터 벗어나 삶의 주인이 될 때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외부의 간섭과 제약을 떨치고 자유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참된 자유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에는 변신 이야기가 등장한다. 큰 물고기인 ‘곤’이 큰 새인 ‘붕’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자유를 성취하는 데에는 변화가 필요하며 용기가 따른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불편하고 비합리적이라고 느끼면서도 규제나 관행이 주는 안정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장자는 자유인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용기’를 강조한 것 같다.

‘제물론(齊物論)’에 나오는 ‘호접몽(胡蝶夢)’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기에는 장주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다 꿈을 깨어보니 자신은 현실 세계의 장주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불필요하게 경계를 짓고 분별하여 사고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우화는 ‘나’와 ‘세계’를 가르는 빗장을 열고 육체와 영혼, 본능과 이성이 조화를 이루어야 참된 자유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을 넌지시 알려준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거기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다. 살아가다 보면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갈등을 겪기 마련이다. 살아온 날을 가만히 더듬어보면, 해야 할 일에 골몰하느라 하고 싶은 일을 쓰다듬지 못한 때가 많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사고의 틀을 바꾸어보면 어떨까? 순수한 마음으로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바치다 보면 해야 할 일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법이다.

톨스토이가 쓴 단편소설 <세 가지 질문>에 이런 말이 나온다. “가장 중요한 시간은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좋은 일을 행하는 것이다.” ‘현재’를 뜻하는 단어 ‘present’가 ‘선물’의 의미를 지니는 것은 지금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가장 젊은 시간, 기적을 창출할 수 있는 시간인 ‘지금’에 모든 힘을 쏟아 붓는 것이 참된 자유인으로 가는 첫 걸음이 아닐까?
김종두(심인고 수석교사/시조시인)